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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도비들은 다 도망가고

by mmgoon 2022. 7. 9.

 

 

울 회사는 자율좌석이라고 하여 뭐랄까 자기 마음대로 자리를 정해서 근무할 수 있다. 
덕분에 팀장들은 숨은 임원들을 찾아야 말이라도 한 번 붙이는 그런 상황인데,  우리 팀은 예외로 팀원들이 내 주변에 주르륵 앉아 있다 (정확히는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 팀은 뭔가 스페셜하고 비싼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것은 크고 무거워서 특정 장소 한 군데에만 위치해야 하고, 

덕분에 우리 팀원 녀석들은 내 주변에서만 근무가 가능했던 이유에서였다.

“아아, 자유가 없어여”
”팀장님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다른 자리에서도 근무를 해보고 싶어여”

등등의 불만이 있었으나 컴퓨터에 묶여있는 도비들로서는 어쩔 방법이 없었는데, 

그런데,
어느 순간 아마도 도비들이 열심히 노력을 한 결과로 크고 무겁고 비싼 컴퓨터들도 서버룸에 넣을 수 있게 되었고, 

이번 주부터 굳이 지정된 자리에 앉지 않아도 되는 놀라운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다. 

녀석들은 자유를 위해서라면 열심을 내는 그런 타입인 것이다. -_-;;;

결국,
오늘 아침에 출근을 해서 그 동안 앉던 자리에 앉으니 도비 녀석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녀석들은 이미 자유를 찾아서 “이제 도비는 자유에요” 라고 외치면서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가버린 것이다. 
이렇게 쓰고 나니 왠지 스스로가 나쁜 캐릭터인 것 같은 느낌이다. -_-a

그렇게 간만에 조용한 아침을 보내고 있는데 막내 도비 녀석이 들어와서 내 앞에 앉는다.

“아아 흑흑흑 제 컴퓨터만 꼼짝 못한다구여”
“그러야 니 컴퓨터는 더더욱 크고 무거우며 비싸기 때문이지”
“흑흑- 언제나 인류의 기술이 더 발전을 하는 걸까요?”
“시끄럽고 나머지 도시들에서 30분 있다가 회의실로 모이라고 해”
“넹”

왠지 생기가 도는 도비들이 모여있기에 이런저런 작업지시를 하고 여름 휴가 계획들 내라고 하고 미팅을 끝냈다.
녀석들은 다시 내가 모르는 자리들로 쉬쉬식 사라졌고, 막내 도비 녀석만 우울한 표정으로 내 앞에 앉는다.

이렇게 자유를 얻게된 도비들은 그러니까 대부분의 도비들은 행복한 것일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리고 도비들을 떠나보낸 나는 우울한 것인가도 잠깐 생각을 했다. 
흐음… 일종의 변화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