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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예전 알던 늙은 사람을 생각하다

by mmgoon 2005. 10. 5.



언제나 늘 항상 마치 소설가처럼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나를 표현하거나 정리하는 수단으로 글을 사용하는 그런 나로서는 

설사 모두 내가 쓴 글들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창조된 글들마다 다른 특성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마치 하나님이 우리 모두를 창조하셨지만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의도든 그렇지 않던 간에 

모두 개성이라는 것을 가지고 태어난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내가 느끼는 글들의 특징은 


첫번째, 참으로 빨리 써지고 생각보다 양이 많아지게 된 그런 글들이 있다.

두번째, 참으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시작을 했음에도 결국에는 쓰다 지우고 지우고 해서 

이제는 하드디스크 한쪽 구석에 그루터기만 남은 글들이 있다.

세번째, 유코 이야기처럼 뭐랄까 날마다 조금씩 채워지는 글들이 있다.

네번째, 처음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되어버렸는데 막상 의외로 괜찮은 느낌이 나게된 것들이 있다.


예전에 아주 고루한 선생님에게서 


"남자는...으로 시작하는 얘기들과 자고로 글을 읽는다는 자는.... "


으로 시작하는 설교를 꽤나 오래동안 들은 적이 있다.


"자고로 이세상 글들은 經史字集으로 나뉘지 (한자는 까먹었다 -_-;; 믿지마시시). 

이 중 결국 나는 집이나 써대고 있다는 게 슬퍼지네"


이런 말이 기억난다.


그분이 지금 베트남 더운 집에서 마구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PDA 조그만 화면에 대고 

이렇게 할일 없는 모양으로 책으로 묶일 그런 글이 아니라 

인터넷에 별로 사람들도 오지 않는 그런 사이트에 올릴 글을 적어대고 있다면 뭐라고 말씀을 할 것인다.


"자네는 처음부터 내 이름도 틀리더니 결국 하는 것을 보게"


뭐 이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