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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숙소 사정

by mmgoon 2019. 12. 22.




그러니까 지금 있는 곳은 서울 외곽에 작은 방 한 칸입니다.

얇디 얇은 창문 너머로 고갯길에 차들이 올라가는 소리가 많이 들리고,

주인이 별로 관심이 없는지 방의 이곳저곳은 지저분하고 (덕분에 청소를 한답니다)

싼 티가 작렬하는 가구들로 채워진 방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찌어찌 옷을 줏어입고 얼마 전에 이직한 회사엘 다니고 있습니다.


자 어쩌다가 이런 상황이 연출이 되었냐 하면,

바로 U Town에 있는 전세기간이 만료되지 않아서 집을 내어놓았는데 아직도 나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울은 전세값이 기적초풍할 수준으로 올라있고,

연말이고 겨울이라서 쉽사리 집들이 구해지지 않는군요.


일단 숙소에 있는 식기류와 조리도구들이 제 위생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관계로 전자렌지만을 사용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간단한 식사로 몸무계가 줄어들기를 희망했지만

아마도 높아진 나트륨 함량의 영향인지 별 차이가 없네요.

평생 먹을 참치캔과 스팸을 요사이 다 먹는 느낌입니다.

빨리 주방을 회복해서 파스타니 뱅어앤마쉬니 뭐 이런 것들을 해먹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 있는 이 곳은 이거저거 돌볼 일들이 생깁니다.

먼저 페브리즈 한 통을 다 사용하고, 이 추위에 문을 열어대서 담배냄새를 빼야했고,

세숫대가 막해서 약품을 사다가 뚫어야 했고,

소파 다리가 흔들거려 물건을 가져다가 받쳤습니다.

어제는 정전이 되서 차단기를 찾아 헤맸고,

오늘 아침에는 더운 물이 안나와 머리가 떡을 진 채 교회를 다녀왔습니다.


아아 이럴 줄 알았으면 돈 더 써서 호텔에 들어갈 걸 하는 생각이 매일매일 듭니다.


빨리 서울 한 구석에 숙소를 마련하기를 기대해보는 요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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