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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호치민에서 맞이한 설날 아침

by mmgoon 2018. 2. 16.

늦잠을 자보려고 시도했지만....

역시나 올 해도 아침 8시부터 '굉굉굉' 이랄지 '챙챙챙챙' 혹은 '딱딱딱' 뭐 이런 소리가 들려옵니다.

주인이 중국계 싱가폴 사람인 우리 아파트에 일년에 가장 중요한 행사인 라이언 댄스가 올 해도 어김없이 시작되었습니다.





뭐 위의 사진과 같이 뭔가 좋은 말을 입에서 토해내거나 수박을 먹거나 기둥위를 뛰어다니는 사자들을 구경하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커피를 내리면서 며칠 전 생각을 해보니....


아프리카 모모처에 살다가 이번에 설을 맞이해서 고향에 내려온 후엔 새임이 챗을 걸어왔습니다.


"자자, 안킴(미스터 킴) 올 해도 사이공에서 뗏(설날)을 보낼거라면서요?"

"넹. 전 조용한 사이공이 좋아서리...."

"그렇게 쓸쓸하게 보내지 말고요, 내 고향으로 오라구요. 설을 우리 가족들과 같이 보내요"

"아아 새임 말씀은 고맙지만여, (1) 전 쓸쓸하지 않고요 (2) 새임 댁은 벤쩨 자나여"

"암튼 잘 생각해봐봐여"

"넹"


이라고 했지만,

그리고, 비록 새임 댁에 가면 이런저런 음식에 음주에 가무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설을 맞이해서 새임 댁에 갈 생각은 없다. 


일단 새임 댁은 벤쩨에서 들어가는 시골 그러니까 대충 아래와 같은 길을 신나게 걸어가면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이랍니다.



저 멀리 전통적인 농가 건물이 보인다.


물론 새임 댁은 아니져.



뭐랄까 맛난 음식도 있지만 정말로 수 많은 후엔 새임 가족들과 친척들에 둘러싸여 지내는 것은 내 타입이 아니다.

물론 새임 남편녀석은 나를 보고 좋아라 하겠지만.... (불쌍한 넘 -_-;;;;)



암튼, 

후엔 새임의 초대를 정중히(?) 거절하고 맞이한 설날 아침입니다.

라이언 댄스를 보고 올라와서 뭐랄까 베트남 식을 가미한(?) 설 날 아침을 먹기로 했습니다.


일단, 커피를 내렸고, (뭐 이것도 나름 베트남스럽다고 우길 수도 있.... -_-;;;)

엇그제 구입한 베트남 설날 전통 음식인 반뗏을 꺼냈습니다.




이걸 살 때 아줌마가 


"바로 먹지 말고 하루 이틀 있다가 먹어"


라고 했다죠.

어짜피 이제는 충분히 숙성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오늘이 설 당일이라서 슥슥 줄을 풀고, 바나나 껍질을 벗겼습니다.


그리고 칼로 썰어서 단면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이건 남쪽 스타일에 둥근 반뗏인데, 대충 찹쌀밥 가운데 녹주와 부드러운 고기 (소고기 인듯?)가 들어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찹쌀밥이고 간이 세지 않아서 먹기 좋습니다.

원래 이건 풋마늘 절임과 먹어줘야 하는데, 너무 커서 구입하지 않았죠.

뭐 그냥 슴슴해서 먹기 좋았습니다.


남은 반뗏은 비닐팩에 넣어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나중에 프라이팬에 데워 먹으면 맛나죠.


디져트로 무얼 먹을까 하고 부엌쪽을 바라다 봤더니

일단 망고가 노릇하게 익었네요. 

베트남 친구들은 이미 늦었다고 하겠지만 저는 노란 망고일때가 가장 맛이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설 전에 사다둔 바나나도 슬슬 익어가가 시작하네요.




아침임을 고려해서 그리고 껍질 까기가 귀찮아서 바나나를 하나 따서 디져트로 먹었습니다.


이렇게 2018 황금개의 해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오후에는 사진이나 찍으러 나가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