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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지극히 개인적인 커피 이야기

by mmgoon 2017. 7. 25.




지난 주말에 영화를 보러 쇼핑몰에 갔다가 시간이 남아서 이것 저것 구경을 하는데 텀블러가 눈에 띈다.

베트남에 공장이 있는 한국회사 제품이었는데 왠지 마음에 들었다.


음음 뭐랄까...

왠지 여기다가 내가 좋아하는 원두를 아침에 내려서 들고 가면 회사 생활이 지금보다는 한 2.3%정도 나아질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갈등을 하는데 영화 시간이 되서 영화를 보고 나오자 (참고로 영화는 덩케르크)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몇 시간 전보다 현실적이 되어서 나의 커피 라이프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



그러니까 아침에 회사에 도착하면 커피 타주는 아줌마가 


"셉어이 카페 놈 콤? (부장님 따뜻한 커피 드시져?)"


하면서 유리잔 가득히 (그렇다 커피잔이 아니고 가는 유리잔이다) 따뜻한 베트남식 블랙 커피를 하나 가져다 준다.

대충 이걸 식혀가면서 홀짝거리면 오전이 끝나고


점심 먹고 들어오면 아줌마가 이번에는 말도 없이 똑 같은 커피를 하나 더 가져다 준다.


이런 이유로 정작 집에서 마시는 커피는 퇴근하고 한 잔 하거나 대부분은 주말에 마시고 있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원두를 마시는 경우는 2/7 정도의 비율이 되는데...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마음속에는


'왜 나름 아줌마 커피도 괜찮지'


라는 귀차니즘의 자기 합리화 요정이 들어섰다. (나이가 먹을 수록 이 녀석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_-;;;;)


오늘 아침에 출근해서 메일을 체크하는데 역시나 아줌마가


"셉어이 카페 놈 콤?"


한다. 

오늘도 시작되는 베트남 호치민의 커피 라이프다. 텀블러 따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