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노무현 대통령이 나와서 '국보법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걸 봤다.
뭐 늘 상징적인 의미들에 대한 안티테제로 성공하신 분이니까 '이런건 예상할 수 있다' 정도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뭐랄까 이런쪽도 좋지만서도 아무래도 이젠 '정치'나 '민주화'보다는 '경제'쪽에 무게를 두어도 좋다는 생각을 했다.
'명분'은 뭐랄까 말하기 좋고 거창하고 뭔가 정치나 소신의 느낌이 나지만
'돈벌기'는 사농공상중에 세번째와 네번째를 사용하니까....
이런 느낌을 요사이 계속 받는다.
어쨌든 정치만 하고 있으면 장사꾼들이 알아서 벌어서 알아서 바치겠지 등등
하지만서도 외국에서 낑낑거리고 뭔가 하려고 하고 있는데
"야 너네나라 수도 옮긴다며? 글면 어떻게...." 라든가
"앞으로는 국가의 시책이니만큼 접대하지 말고 사업을 하렴" 라든가
"대통령 갈꺼니까 빨랑빨랑 성과물을 만들어 내렴 (원래 대통령 방문성과는 가기전에 만들어진다 -_-;;)"
하는식의 얘기를 들으면 힘이 없어진다.
어제 저녁에 한 잔 하고싶어서 동기녀석 불러서 삼겹살에 소주를 먹었다.
베트남에 사는 절대 즐거움 중에 하나는 고기집에 가면 언니야들이 옆에서 열라 구워준다는 거다. ^^)/
한참 신나게 먹고 있는데 옆에서
"야 이ㄴ아 아이씨 연기나자나!!! 밖에서 구워와!!" 에 이어지는
"하여튼 베트남 ㄴ들 머리나쁜거는!!!"
대사를 들었다.
안봐도 뻔하지만 슬쩍봤더니 대충 베트남서 장사하는 아저씨다.
뭐 평생 눌려왔다가 이 나라 오니까 다 자기 발 밑으로 보이는 거다. 뭐 한두명이 아니니까.
저녁을 먹고 늘 가는 카페에 갔다.
"이름이 뭐에요?"
"엥?"
"이게 안떤지 맞죠?"
"으음. 근데 왜 한국어 배워?"
"헤헤 한국은 우리보다 발전했으니까~"
"아니 뭐 조금 더 발전해야되"
"응?"
집에와서 티비를 봤다.
에스비에스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인데 제주도와 라스베가스와 마카오와 오키나와를 비교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개발의지를 한데 모으면 제주도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될 수 있다'
라는 주제의 프로그램이었다.
이런 주제의 다큐는 국민학교 때부터 봤던 것 같다.
아직도 우리나라 자연이 젤로 아름답고 (이제 다 망쳤다), 우리나라 음식이 젤 맛있고 (넘 단순하다),
울나라 사람이 친절하고 인간적이며 (솔직해지자) 하는 식의 후진국적 자기 만족을 느꼈다.
그렇게나 많은 국회의원과, 공무원들과, 자문위원들과 교수들과 기자새끼들과 피디새끼들이 외국에 나오는데
왜 아직도 이런 결론밖에 내리지 못하는지...
뭐 결론은 우리나라가 조금 더 발전했음 하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