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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간만에 해상 안전 훈련기

by mmgoon 2014. 8. 3.

지난 6년간 잊고 지내던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해상안전 훈련이다. (하아- 잊고 지내려니 했다)


이게 뭐냐면 베트남이나 우리 나라 처럼 바다에서 주로 석유와 가스가 나오는 나라에서 이런 해상 시설에 일하기 위해서는 사전 안전 훈련 및 이 자격증이 있어야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암튼 이라크야 몽땅 육상인 관계로 이 자격증이 필요 없어서 (테러야 어짜피 자기 운명이니 -_-;;;) 잊고 지내다가 다시 베트남으로 복귀를 하자 재교육을 받아야 했고, 오늘 그 교육을 받는 중이다. 



오늘의 교실.



꼴랑 하루짜리 재교육이고 해병대를 방불케하는 한국 교육보다 100배는 좋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베트남 붕타우에 있는 교육장에 도착을 했다. 

이번 재교육의 공식명칭은 TFOSET (Tropical Further Offshore Emergency Training)이라는 뭐랄까 이상한 이름의 교육이다.



이곳은 중간에 커피 마시는 곳.



첫째 시간은 응급치료로 각종 부상을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 이론을 배우고 CPR 실습을 했다. 

뭐 이거야 거저 먹기로 끝냈다.


수업 도중 쉬는 시간에 잠깐 커피를 마시는데 왠 녀석이 하나 다가온다. 


"저기 안녕하세여. 저는 이 교육센터 부소장입니다"

"네네"


결국 녀석은 자기 교육센터에 직원들을 많이 보내주실 것과 각종 안전 장비 구매시 자기네를 용역사 목록에 넣어달라는 것이었다. 


"뭐 잘 알겠습니다. 목록에 넣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아여"


해줬더니 교육장을 여기저기 구경시켜준다. 으음 강사 녀석이 '뭐야 저 넘?' 하는 눈으로 바라본다. 

좌식- 늙은 학생 가르치느라 힘들지?



비가 오는 교육장. 일단 피신 중.



다시 교육장으로 돌아와 보니 화재 진압 훈련이다. 

뭐 이것도 별 문제 없이 끝내려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엄청난 스콜 덕분에 온 몸이 푸욱 젖었는데 강사가 


"뭐 어짜피 젖었는데 아에 해상훈련도 해버리져"


한다. 


결국 비를 줄줄 맞아가면서 플랫폼 탈출 점프, 구명정 탈출, 헬기 구난 등등 주로 물속에서 허부적 거리는 훈련을 했다. 

아아 간만에 허우적 거렸더니 체력이 주욱 떨어진다. 


"자 즐거운 점심시간입니다. 쉬시고 한 시에 뵙지여"


라고 강사가 말했고 점심시간이 시작되었다.


점심 기다리는 중.



붕타우 훈련소의 꽃은 바로 이 점심이다. 

오늘도 실망시키지 않고 소고기, 돼지고기, 생선, 야채와 국이 나왔다. 

두 공기를 싹싹 비워주고 디저트로 수박을 먹어줬다. 


훈련소 자체가 베트남 스타일이라서 낮잠 자는 방이 있는데 침대에서 바로 꿀잠에 빠졌다가 일어나니 오후 수업이 시작된다. 


점심 먹고 쉬는 중.



오후는 뭐랄까 이번 교육의 꽃 HUET이다.
그러니까 헬리콥터를 타고 가다가 바다에 떨어졌을 경우 어떻게 탈출을 하는 가 하는 것을 배우는 교육이다.
뭐, 처음도 아니고 왠만하면 다 할 수 있는 것이라서 (물은 어쩔 수 없이 코로 먹지만... -_-;;; 이게 괴롭지) 수월하게

1. 헬기가 다행히 수면에 착륙한 경우
2. 헬기가 착륙을 했는데 물에 빠져서 문으로 나오는 경우
3. 헬기가 착륙을 했는데 물에 빠졌고 게다가 문 옆이 아니라서 창문을 뚫고 나오는 경우
4. 헬기가 착륙을 했는데 물에 빠진데다가 문 옆이 아니라 창문을 뚫고 나와야 하는데 뒤집혀진 경우

위의 4가지 경우에 대비한 훈련을 마쳤다.
뭐 대단해 보이지만 물에 들어가서 꼬로록 하다가 빠져나오기만 하면 된다.

저기 보이는 것이 헬기 탈출 훈련 장비.



훈련을 마치고, 샤워를 하고 교실에 돌아왔더니 자격증을 나눠준다.
2017년까지 유효하니까 아아, 그 동안 빨랑 진급해서 바다에 나가지 않는 방향으로 해야 겠다는 마음이 불끈 든다.

즐거운 붕타우의 바들을 뒤로 하고 호치민에 돌아와 물에 젖은 빨래들을 돌리고 있다.
뭐 나름 즐거운 출장이었네.
그나 저나 코에 들어간 물들이 100% 빠지지 않았는지 아직도 맹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