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다녀온 체육대회에서 뭐 늘 그렇다시피 그리고 예상하였다시피 순위에 들지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저녁에 시상식 및 파티가 있었고, 친구녀석들이랑 앉아서 음주와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러고 있는데
"자자, 지금부터 기다리시던 제비뽑기를 하겠습니다" 하는 것이다.
처음에 등록비를 내고 등록을 하면 추첨권을 하나 준다.
혹시나 제비뽑기에서 자기의 번호가 당첨되면 미국행 비지니스석부터 시작해서 면도기까지 이런저런 선물은 준다.
문/제/는/
이게 일종에 자선행사이기 때문에 돈이 있으면 그리고 자선의 마음이 있으면 몇장이라도 추첨권을 구입해서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으른 나는 걍 내꺼 달랑 한 장 들고 앉아 있었고, 이윽고 첫 추첨이 시작됬다.
"첫번째 테니스라켓...... 번호는 일천육백...."
"야야, 장난하냐? 도데체 몇장을 팔아먹었으면 참가인원 300도 안되는데!!!"
등등의 절규가 사방에서 튀어 나왔고, 내 앞에 그렉녀석도 대충 20장 정도의 티켓을 초초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피곤해서 방에 들어가 얼굴을 씻고 나왔더니 얼추 선물은 다 나가고 추첨은 막판으로 치닫고 있었다.
"아아, 하나도 안걸렸다구" 거의 그렉이 죽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
"당첨번호는 295!!"
내 번호였다.
영문도 모르는 나는 단상으로 가서 악수도 하고 상품걸에게 키스도 받고 하면서 LG 플래트론 25" 티비를 받았다.
물론 전혀라고 할 수 있게 쓸모는 없지만 기분은 좋았다.
결국...
"야야- 팍팍 마셔 오늘 쏜다" 하고 바에서 광란의 밤을 보냈고,
호치민에 돌아오자 질투에 가득찬 인간들이
"제귈 그 녀석 티비를 땄다구" 하는 식의 이멜을 돌려댔고,
가볍게는 아이스크림부터 심하게는 밤놀이로 술을 대접하고 돈을 뜯기고 있다.
결국 내 티비는 50% 디스카운트를 해서 결혼준비중인 모모녀석에게 넘겼는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나갈 돈은 무궁무진하다. 이게 웬.... 흑흑-
인생은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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