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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사이공 휴일 - 2005.8.21

by mmgoon 2005. 8. 21.




( 토요일 )


이제는 예전처럼 금요일에 술을 못마신다.

새벽 4시에 깨서 주섬거리고 준비해서 골프를 치러나가는 죽음과 같은 특히나 이런 수도사적인 생활을 견디지 못하는 내게는 

거의 지옥과 같은 '조기 골프 모임'에 가입을 한 결과다.

이유는... 묻지 말아 주세요... -_-;;;


암튼 골프를 치고 돌아오니 집이 텅 비어있다.

아아- 

얼마전에 린이 직장을 구해가지고는 그만 둔 것이다. 

하기사 번듯한 직장이 김씨아저씨네 메이드 보다는 훨씬 좋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빈둥대다가 부엌 정리에 나섰다.

아무래도 다시 내 스타일 대로 부엌을 정리하는게 앞으로의 인생이 편한 것이다.

양념들을 내 기준으로 정렬하고,

식기와 수저세트를 바로잡고,

후라이팬을 분류하고,

냉장고를 다시 정리했다.




( 일요일 )


교회를 마치고 사진을 찍을까 하다가 며칠전에 본 광고를 기억하고는 가구 전시장을 찾았다.


도데체 돈에 대한 혹은 소유에 대한 개념이 없는 우리집 식구들은 

내가 떠나자마자 내 전자제품과 가구들을 마치 자신들의 것인양 사용하고 있고, 

이것들을 돌려달라고 한다는 것은 뭐랄까 잘살고 있는 집에 난입해서 아내와 딸을 내놔라 하는 것과 같을 것이기 때문에....


결론은...

한국가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흑-

내가 사랑하던 모든 오디오도 없고

LP도 얼마전에 다 버림을 당했고

내가 사랑하는 원목식탁도 흑흑...

아이케아에서 사온 접이식 소파도....


게다가 얼마전에 인터넷에서 한국 가구 가격을 보고는 충격을 받았다.


결국 이쪽에서 저렴한 가구를 구입해가기로 마음을 먹고는 요사이 가구를 기웃거리고 있다.


"음음. 괜찮군"

"저기염 10% 깍아준다고요"

"오오"

"게다가 장미목이에여"

"아 그런가요? (도데체 장미가 어떻게 나무가되는건지 -_-a)"


돌아오는 길에 수퍼에 들렸더니 태국제 두리안이 세일이다. 흐음- 두리안은 역시 태국제인 것이다.


"호오"

"안오이 께나이라 사오리엔 따이아"

(아조씨 태국제라구염)

"바오뉴 못끼?" (키로당 얼마얌?)

"바뭐이하이" (32000동)

"막람~" (비싸다!!)


결국은 예정했던 반찬은 안사고 2.5키로짜리 두리안이랑 와인이랑 치즈 스프레드랑 빵하나 달랑 사가지고 나왔다.


해먹에 누워서 빈둥대며 두리안을 먹었다.

아아- 역시나 두리안은 태국제인 것이다.

눈물이 난다.

감동이다.


일요일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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