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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집값이 올랐다.




그게 그러니까 내 집을 소유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아이엠에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나는 모모신도시 산 꼭대기에 있는 단지에 가장 높은 동에 맨 위층에 전세로 살고 있었다.

물론 이런 연유로 가격은 당근 쌌다. 

그래도 뭐 이때 즈음 로모도 사서 신나게 살고 있었는데 주인 아줌마가 나가라고 했다.


당시 폭락했던 집값들이 회복세여서 먼저 전세값이 뛰기 시작했던 때였다.

덕분에 같은 조건의 집에 살려면 (제길 가장 작은 평수라서 물러설 곳도 없었구나 -_-;;) 2배의 돈이 필요했다.

우씨- 


결국 험난한 현실에 열을 받다가 오기로 복덕방 아줌마한테 이렇게 말을 했다.


"글면 이걸 사면 얼만가요?"

"으음... 매매가는...."


놀랍게도 아직 매매가격은 뛰지않은 상황이어서 전세가와 매매가가 1천만원밖에 차이가 없었다.

덕분에 엉겁결에 은행과 회사에서 돈을 빌려가지고 인생 처음으로 내집을 가지게 되었다. 

(참고로 그때 '주공'이라는 뜻과 24평과 26평이 왜 평수가 같은 것인지 처음 알았다)


그게 3월경이었는데 바로 그 해 10월에 영국으로 가게됬다.

결국 집에서는 6개월정도를 보내고 고스란히 전세를 주고 영국에서 기숙사 생활을 2년간 한다.


그리고는 다시 한국에 와서 1개월을 보내고 베트남으로 와서 또다시 이번엔 월세로 살고 있다. 

그렇구나 지금은 월세로구나... OTL...

결국 집을 샀지만 그 집에서 1년도 보내지 못한 것이다.



그러다가 이번에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에 있는 집을 바꿨다.


주변에 아는 인간이 


"이번에 안사면 인생에 집이없다구. 알간? 무리해서라도 점프를 해야돼!!"


하는 식으로 설교를 했기때문에 완전히 무리를 해서 집을 구입했다.


그렇다고 강남에 있는 90여평짜리 초호화 아파트도 아니고 (그럴리가 전혀 없다. 난 샐러리맨이다. 버는게 뻔할 뻔자다) 같은 신도시 바로 옆단지 아파트다.

아니 아파트란다.

나는 가본적이 없고 녀석에게 위임장만을 줘서 매매를 성사시켰다.

뭐 수중에 모든 통장이 사라졌고, 도무지 알 수 없는 정도의 빚이 생겼지만 녀석의 주장으로는 '성공한' 거래라고 한다.


솔직히 나는 별로라고 생각했다.

너무 무리한 것 같았고 (흑흑- 회사 짤리면 안돼~)

도무지 잘나간다는 ㅇㅇ, ㅅㅅ 등등의 신도시도 아니고 걍 비젼 없는 우리 산본이고,

평수도 뭐 큰 것도 아니고

이런 이유로 '뭐 그냥' 이었다.


그러다가 어제 그 친구녀석이랑 skype로 얘기를 하는데


"야, 너 이번에 베트남 놀러가면 미팅 시켜줘야되"

"왜?"

"왜라니 니가 산 집 열라 올랐자나!!"

"엉?"

"아이구 이런 바부탱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까 집값이 녀석의 예상대로 올라있었다.

몇년간 죽어라 모아도 모으지 못할 만큼이나 올라버렸다.


집에 와서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문득 우리나라 사회가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니까 내가 죽도록 열심히 노력을 한 것보다 훨씬 생각없는 동작을 통해서 비교할 수 없이 많은 돈을 번 것이다.


뭐 돈번건 좋지만....

왠지 기분은 별로다....

아직도 반항감이 남았나...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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