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건 출장이건 간에 어딘가 다른 곳으로 떠나고 일들을 겪다가 보면 물론 좋거나 기쁜 일들도 많지만 맘에 안들거나 투덜거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란 것이 생기기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응?) 이번 출장의 투덜이 버전을 끄적인다.
그러니까 이번 10일간의 출장동안 맘에 들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참고로 투덜거리는 이야기이니 논리가 일부 결여되어 있다. 당연하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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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으로 가는 길이다. 도착하는 곳이 여름인 관계로 얇게 옷을 입었더니 차안이 서늘하다.
기사 아저씨 더우신지 도무지 히터를 올려주지 않는다.
허억- 인천공항 보안 검색대에 사람들이 장난이 아니다.
게다가 이 처리 속도라니.
윗대가리로 멍청한 인간이 새로 부임을 해서 시스템을 바꿨거나, 직원들의 태업이다.
그렇게 도착한 남호주 아들레이드는 한 여름 아침인데… 춥다.
어헉- 다 얇은 옷인데 말이지.
호텔에 짐을 던져두고 후다닥 미팅룸으로 향한다.
타이트한 출장 스케쥴만을 선호하는 회사는 언제나 바뀔까.
지난 번에 철석같이 뜻을 같이하기로 한 호주 남쪽 토끼녀석들이 배신성 발언들을 늘어놓는다.
니네 회사 내부 절차 관심없다면서 간만에 영어로 살벌하게 이야기해야만 했다. (누가 토끼네 사정을 듣는단 말인가?)
그렇게 싸웠는데 녀석들과 공식 저녁이다 -_-;;;; (이래서 착하게 살아야 하나보다)
피곤해서 대충 때우고 호텔가서 자고만 싶은데, 공식저녁도 업무인 것이다.
영어로 떠들면서 저녁을 먹었더니 음식 맛이 기억나지 않는다.
다음 날 회의에서 어제를 기억하는 호주 토끼들이
“니 말대로 2030년에 그 일이 일어난다고 일단 가정하고….”
라는 식으로 떠든다.
몽땅 내 책임이라는 거냐? 으음… 2030년에도 내가 이 프로젝트를 하고 있을까나. -_-a
시차라는 것을 고려해주는 삶이란 없다.
8시 넘어 저녁 먹는데 6시반인 한국에서 벌써 밥 먹고 있냐는 반응이다. 이것들을….
호주 남쪽에 작은 도시의 주말은…. 넘 심심하다.
특히나 중년의 남자 1인이 할만한 놀이거리를 찾기가 어렵다.
게다가 주말이라고 식당들이 문을 닫아댄다. 아아 결국 일요일 저녁은 배달을 시켜야 했다.
드디어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캥거루를 봤다.
녀석은.... 박제가 된 채로 유리장 너머에 있었다. -_-;;;;
멀쩡하던 이빨이 아파온다. 아아-
서쪽으로 가는 콴타스 항공 국내은 이번에도 역시 사람들이 가득하고,
기내에 짐을 넣을 곳이 부족하니 큰 짐을 가진 사람들을 거부되기 전에 붙이라고 이것이 마지막 경고라고 방송을 한다.
호주 토끼들은 항공사도 장난 아닌 것이다. 사막이 많아서 그런가?
호텔에 체크인을 하는데 회사 카드가 승인이 안된단다.
이거저거 전화하고 난리쳤더니 회사카드의 한도가 차서 그런데, 한도 증액은 내가 아니라 회사 담당자가 해야 하는데 오늘 라섹 수술을 하러 갔고, 대신 업무 처리를 해주는 직원은 이런 상황 처음이니 최선을 다 해보겠으나 우선 내부결재를 하나 올려달라고 한다.
드디어 호텔 방에 들어왔더니 화장실 문이 안열린다.
아 쉬고싶단 말이다.
호주 서쪽 토끼들은 회의 내내 외면과 회피를 시전한다.
아아- 그거 다음 달에 이야기를 하자구. 일단은 크리스마스 전까지 시도를 해보겠음.
근데 너네 회사는 연말에 몇 주나 놀아? 응? 글면 회의는 1월?
인천공항에 내렸더니 오랜만에 돌아온 울 나라는 미세먼지가 뿌였다.
이걸 환영이라고... 집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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