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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호주

콴타스 국내선 이야기

호주의 대표적인 항공사는 바로 콴타스 (Qantas) 항공입니다.

네네 꼬리 날개에 캥거루만 봐도 알 수 있져.

 

 

이번 출장에서 아들레이드에서 퍼스까지는 이 콴타스 항공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번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의 추억을 되살려서 이번에는 콴타스 항공을 선택했습니다.

그렇죠. 그닥 만족스럽지 못한 경험이었다고나 할까요.

 

택시를 타고 아들레이드 공항에 들어와서 커피를 홀짝이고 있자 이윽고 탑승시간이 되었습니다.

게이트로 가보니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곧 방송이 나옵니다.

 

"아아 그러니까 이번에 퍼스 가는 이 비행기는 풀북(Fully Booked)이라고요. 핸드 캐리하는 짐을 넣을 자리가 모자랄 것 같으니 양심상 큰 녀석을 가지고 가려는 분들은 지금이라도 짐을 붙여주세염"

 

뭐 지난 번 버진 항공과 비슷한 멘트라서 약간 떨리더군요.

이윽고 탑승이 시작되고 다행히도 가져간 배낭은 위쪽 선반에 넣고 자리에 앉았더니 왠 한 가족 사이 자리입니다.

 

뭐 대충 이런 식의 자리였다

 

정말 방송대로 비행기는 한 자리 남김없이 꽉들어찼고, 호주 사람들은 뭐가 즐거운지 신나게 떠들어대기 시작합니다.

내 옆에 여자애 (초등 5학년 정도)는 아빠에게 뭐랄까 짜증나는 버젼의 헤르미온느 톤으로 계속 쉬지않고 뭔가를 떠들어대기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20분 정도 지연되어 이제 막 출발을 하려는데 어디서 우는 소리가 납니다.

옆을 둘러보니 내 옆에 여자애가 흑흑 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아 무섭다고!!!"

"비행기가 막 흔들리자나"

"아빠 날개가 펄럭거려"

 

등등의 대사를 쉴새없이 던지면서 흑흑 거리더군요.

 

그리고 갑자기 뒤쪽에서 손이 하나 슥 나타납니다.

 

"자자 아가 이거 먹고 진정하렴"

 

뒤쪽에 앉은 할머니가 사탕 하나를 내민 것이라죠.

이런 상환하에서 재빨리 와인을 마시고 잠을 청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비행기가 하늘로 올라갑니다.

 

이윽고,

기장의 방송이 한 번 나오고, 언제 먹을 것을 주나 생각했더니 일단 마실 것 부터 주는군요.

지난 번에도 한 번 썼는데 콴타스는 와인 주는 것에 매우 너그럽다죠.

 

"저기여 저는 적포도주로 할래염"

"아아 글면 2병 주겠음"

 

이제 울음을 그치고 아빠에게 계속 떠드는 여자애를 고려해서 후다닥 와인을 마시고 있는데 다시 기장이 방송을 합니다.

 

"아아 울 비행기에 오늘 19살 생일을 맞이하는 아이가 있습니다요. 모두 축하해 주시져"

 

각자 떠들던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축하를 해주고, 스튜어디스 아줌마들은 축하송을 불러줍니다.

아아 참으로 가족같은 분위기의 항공사 입니다. -_-;;;

 

앞쪽에서 생일 노래가 불려지는 중

 

"자자, 오늘 스파게티와 현미 샐러드가 있는데 아쉽게도 앞쪽에서 스파게티가 떨어졌어요"

"아 글쿤여"

"여기 현매 샐러드. 그리고 와인 한 병 더?"

 

그렇게 받아든 현미 샐러드는 (도데체 어떤 넘이 이걸로 샐러드를 만들 생각을 했단 말인가 -_-;;;;) 10회 이하로 저작운동을 해서는 도무지 목으로 넘어가지 않는 정도의 강도였습니다.

결국 몇 입 먹고는 와인을 주로 마시고 잠에 빠졌다죠.

 

그렇게 쿨쿨거리고 있는데 다시 흑흑흑 거리는 소리가 들려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아아아, 무섭다고"

"아빠는 왜 자꾸 손을 놓는거야!! (아버지는 맥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여자 아이의 흑흑 거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비행기는 무사하게 착륙을 했고,

사람들은 40분이나 지연 도착을 했다고 투덜대면서 웃는 얼굴로 비행기에서 내렸으며,

내 짐은 이코노미석임에도 불구하고 5번째로 나오는 신기를 보였으며 (비즈니스석 따윈-)

택시를 타는 곳까지 쿠울하게 신분증 검사따윈 없더군요.

 

뭐랄까 국내선 콴타스 항공은 조금 큰 시외버스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번 버진에어라인 보다는 더 마음에 드네요.

 

에궁 피곤한 출장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