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께서 말씀을 하셨죠.
"올 해 너무 수고 많았어요. 이번에 창립기념일을 맞이해서 휴가를 쓰셔서 충전의 기회로 삼으세요"
말을 잘 듣는 김부장은 냉큼 휴가를 내고는 아랫 것들에게
"나 여행간다. 연락하지 마라"
라는 말을 남기고 (어쩐지 쿨한데?) 냉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여행을 통해서 가을이라는 시간을 만났고,
드디어 로모 한 롤을 다 찍었고,
역시 아무 계획 없이 떠나서 빈둥거리는 여행이 체질에 맞는다는 것을 알아냈고,
전라도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여행이 없이 인생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숨이 쉬어지네요.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교회로 차를 몰았습니다.
오늘은 울 교회 추수감사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집에 있는 노란 사과 중에 제일 좋은 것을 들고 갔죠.
울 교회 전통은 추수감사절에 과일을 하나씩 봉헌하는 겁니다. 이 과일들은 모아서 주위 이웃들과 나눈다죠.
예배를 마치고 다음 주부터는 정상 예배가 시작된다는 소식을 좋아하면서 권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자, 내 차로 와봐봐"
"왜여?"
"고구마 좋아하지? 이걸 받아"
"집에 고구마 있는데여"
"그건 강화도 고구마고 이건 여주산 고구마라고"
하시면서 챙겨주셔서 집으로 들고 왔다.
왠지 고구마로 저녁을 먹기 싫어져서 피자를 시키고, 줄어들지 않고 높아만 가는 고구마 무더기를 바라보고 있다.
여주 고구마가 강화도 고구마를 왜 앞서는 지는 아직까지도 오리무중인채로 말이다.
이번 가을은 여행 한 번과 고구마들로 점철이 되는 그런 느낌이다.
으음... 고구마 말랭이라도 만들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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