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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종가집 맞며느리

인터넷에서 찾은 미화된 이미지입니다.




생각해보면 집안일은 누구에게 배우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특히나 음식의 경우라면 더더욱 큰 것이다.

우리집은 북쪽 출신들이다.

때문에 설이 다가오면 떡국대신 만두국과 녹두전을 해야한다.

문제는....

만두와 녹두전의 양이다.


보통 연휴 내내 먹고 손님을 접대해야 하기 때문에 채반으로 몇개씩 만두를 빚고 녹두전을 부쳐대야하는 것이다.


덕분에

나는 소량의 녹두전이나 만두를 할줄 모른다.

그러니까 속을 만들적에 비율을 가늠하는 기준이 크기 때문에 (이건 정말 고치기 힘들다)

또 조금하면 왠지 맛이 없기 때문에

할머니께 배운식대로 잔뜩 만들어 버린다.


이렇게 되면 냉동고가 버티는 한계까지 랩으로 싸서 넣어두고 난다음

하는 수 없이 인근 가정에 돌려야 한다.


어제도 어쩌다가 김치가 많이 생기게되서 만두를 했다.

(네네 할 일이 없었습니다 -_-;;;)

솔직히 만두는 어려운 음식이 아니다.

걍 고기 갈아오고 만두사오면 김치 다지는 게 어렵지 만두피를 사서 쓰니까 티비 보면서 슥삭슥삭 빚으면 금방 할 수 있다. 

단, 만두피를 빚게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결국 뿌듯한 마음으로 만두들을 바라보면서 일부는 냉동고로 포장해서 들어가고 (먹기좋게 일회용 포장을 ^^;;) 

남은 만두들을 들고 이집저집을 방문했다.


권사님댁에 들고들어가자


"아이구 만두를 했네? 가정부 구한거야?"

"아념. 제가 했는데염"

"아이구나 세상에 난 린이 없어서 만두 못먹나 했는데"

"아 그게... (지금까지 린이 만두 딱 한번 그것도 실패했걸랑요.... 하고 싶었지만 난 남자다 T_T)"

"저녁 먹을건 집에 있어?"

"아.... 네... (만두를 보세염!!)"


집에 와서 삶은 만두에 후추를 솔솔 뿌려서 와인이랑 먹으면서 티비를 봤다.

역시나 서른 중반의 남자가 요리로 인정받기엔 어려운 현실이다.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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