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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매운 하루

by mmgoon 2020. 9. 12.



외국에서 살았을 때에 주변에 있는 인간들이


"아아 당신은 한국사람이라서 매운 것 좋아하겠군요"

"이 정도는 한국인인 당신에게 별로 문제가 없다구요"


등등의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매운 것을 그리 좋아하지도 잘 먹지도 못합니다.

네네, 이 세상에 있는 선입관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다가 오늘 점심 무렵에 잠깐 밖에 나가서 사람들과 점심을 먹을 일이 있었습니다.


"아아, 요사이 같은 분위기에 밖에서 뭘 먹기가 조심스러"

"그렇네"

"엇, 저기 저 집은 아무도 없는데 저기에서 먹지"

"그럴까?"


해서 찾아간 집은 바로 훠궈를 파는 집이었습니다.

누가 점심부터 이런 매운 물건을 먹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훠궈 좋아해?"

"아아 그게... 이 번이 인생 첫 훠궈라고나 할까"


뭐 이런 식으로 생에 첫 훠궈를 먹었습니다.

바라의 향이 뭐 나쁘지도 않았고 간만에 고수를 신나게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데 차를 몰고 가는데 뭔가 새로운 기운이 온 몸을 휘도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으음 -_-;;;;


그렇게 차를 몰고 간만에 찬거리를 사러 마트엘 갔습니다.

요사이 장사가 잘 안되는지 마트는 이런저런 물건들을 저렴하게 팔고 있었는데 게가 눈에 띕니다,

게다가,

바로 내 앞에서 슥슥- 주인 아줌마가 새로운 박스를 열어서 게들을 꺼내놓습니다.

녀석들.... 싱싱해 보이네요.

결국 충동을 못이기고 구입을 해서 집으로 가지고와서 게들을 정리해서 일부는 냉동시키고, 일부는 오늘 먹으려고 준비를 했죠.


이전 포스팅에서도 이야기 했다시피 저는 게를 싱가폴 스타일 페퍼크랩으로 해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싱가폴에서 공수되던 소스는 없지만 뭐 기본적으로 후추와 버터를 바탕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니까 약간 더 귀찮아져서 그렇지 만들기는 어렵지 않죠.


일부 재료가 없는 관계로 약간 매콤함을 추가해서 만들어 먹어줬죠.

아아- 간만에 먹으니 넘 맛있네요.


저녁을 먹고 일어나는데 뭐랄까 아까 훠궈를 먹고 느꼈던 이상한 기운이 온몸을 빙빙 돌아가는 그런 느낌이 또 듭니다.

생각을 해보면 평소에 먹던 매운 맛에 10배 정도를 어쩌다가 하루에 먹은 결과인듯 합니다.

아아 어쩌다가 하루에 매운 맛이 다 몰렸을까요.


바나나를 하나 먹자 이상한 기운은 조금 누그러지는 것 같은데 말이죠.

진정으로 걱정되는 것은 내일 아침에 화장실에서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인가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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