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사회도 그렇고 사고도 그렇고 한 상황들이 안 그래도 연말만 되면 우울해지는 내게 이래저래 네거티브한 영향을 끼쳐서 오늘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암 것도 안하겠지만 시간이 잘 가지 않겠구나'
그럼에도 지금 시계를 보았더니 오후 9시 45분이다.
그러니까 의외로 오늘은 평소보다 빨리 지난 하루였던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한 잔 하고 회사 시스템에 연결해서 메일을 보고 결재를 하고 (아아- 너네 팀장 휴가란다), 현장에서 날아온 일일 보고서를 읽는데 전화가 왔다.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외국에서 보내는 님하가 이래저래 비록 니가 휴가이고 지금은 연말이기는 하지만 나는 빨랑 결과를 보고싶다라는 너무나 예측 가능한 이야기를 했고, 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충 회사일을 정리하고 개인 메일을 보는데 오늘까지 뭔가 발표자료를 보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INTP의 특성상 거의 대부분의 일들을 최최최최후까지 미루는데 오늘이 바로 그 최최최최후의 날이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노트북을 끼고 앉아서 낑낑거리면서 난생 처음으로 발표하는 주제의 프레젠테이션을 커피를 홀짝거리면서 만들었고, 중간에 배가 고파져서 어제 사다둔 맛살을 찢어서 게살 볶음밥을 해먹었다.
잠시 쉬다가 다시 자료에 매달려서 '아아 이거 안보내면 미움받겠지' 하는 마음으로 결국 자료를 다 만들고, 메일로 후다닥 보냈다.
왠지 인간관계 하나가 다시 살아나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러는데 회사에서는 팀원들 인사가 나서 내년도 우리 팀원들이 확정되었다.
그래봐야 하나 나가고 하나 들어오는 다른 팀들에 비해 큰 변화없는 그런 상황이었지만 팀원들에게 연말연시 인사를 보냈다.
녀석들이 내년에도 출근을 해주겠지?
그러고 났더니 아마도 역시나 연말에 심심하신 님하들이 이래저래 내년도 일정을 잡아서 보내신다.
보아하니 회사도 어렵고 등등의 상황이라서 연초부터 정신교육이 이어진다. 아이구-
문득 술 마시기로 한 후배 녀석이 아버님이 위독하다는 전화 통화를 했다.
마지막으로 "아아 팀장님 이거 올 해 안에 해결해야해염" 하는 결재들을 처리하고 났더니 저녁 시간이다.
간단하게 국과 소시지로 저녁을 먹고 나서, 우울한 뉴스가 계속되는 티비를 봤더니 이 시간이다.
과연 의외로 빨리 지난 하루에 좋아해야 하는지, 아니면 아무것도 좋아지지 않은 현실을 우울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2024년은 이상하게 끝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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