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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베트남 정보

베트남 전설 - 베트남 추석 뗏 쭝 투 (Tết Trung Thu) 이야기

by mmgoon 2019. 9. 3.



어찌어찌 이번 주만 잘 버티면 다음 주에는 추석 연휴가 있습니다.

(아니에요 사장님. 열라 보고서 쓰고 있답니다 -_-;;;)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은 제가 베트남에 있을 적에는 주로


"아아, 이 넘에 나라 추석에 놀지 않는다고" 혹은

"너네는 한국에서 노니까 좋지"


등등의 포스팅을 많이 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비록 지금은 휴일이 아니지만 엄연히 베트남에도 추석이란 것은 있고, 나름의 방식으로 추석을 보냅니다.

오늘은 그 기원에 대해서 적어보렵니다.


베트남에서 추석은 뗏 쭝 투(Tết Trung Thu, 節中秋)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 중추절과 같은 뜻이죠.

참고로 베트남에서 설날은 뗏 위엔 단 (Tết Nguyên Đán, 節元旦)이라고 부릅니다.

줄여서 뗏 이라고만도 하는데 원래 뗏(Tết)은 설날이 아니라 절기를 나타내는 뜻입니다.


뭐 암튼...

베트남 추석의 기원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1. 꾸오이(Cuội)씨 이야기


꾸오이(Cuội)라는 사람이 살았었는데, 어느 날 그는 병을 치유해주는 마법의 반얀트리를 찾아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의 아내가 실수로 이 마법의 나무에 소변을 봅니다.

그러자 이 나무는 꾸오이씨를 끌고 둥둥 떠서 달로 가버립니다.


그래서 추석이 되면 아이들이 등불을 들고 길을 다니면서 꾸오이씨가 달에서 지구로 돌아올 길을 밝힌다고 합니다.




추석날 저녁이 되면 아이들이 등불을 둘고 노래를 부르면서 거리를 다니는데 (요사이는 잘 안하죠)

축제에 가보면 남자 무용수가 이 무리 앞에서 웃는 얼굴의 가면을 ㅆ고 춤을 추는데 가면은 달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그는 무리 앞에서 사자를 희롱하거나 등등을 해서 사람들을 웃깁니다.

이 사람은 옹디아(Ông Địa)인데, 지구의 신으로 풍요를 말하고 비는 자들에게 복을 주는 신입니다. 








2. 융황(Dương Hoàng)왕 이야기


오래 전에 융황(Dương Hoàng)황제가 음력 8월15일 저녁에 우유엔(Ngự Uyển) 정원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 날 밤의 달은 만월이었고 매우 밝았으며 하늘은 별들이 가득하여 아름다웠고 공기는 서늘하고 편안하였습니다.


왕이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있을 때 도사인 콩비엔(Cong Vien, 옙팝티엔 Diep Phap Thien이라고도 함)을 만납니다.

도사는 도술을 부려 왕을 달로 모시고 갑니다.

달에서의 풍경은 왕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웠습니다.

왕은 풍경과 선녀들이 연주하는 음악과 불빛, 아름다운 옷을 걸치고 노래하고 춤추는 선녀들에게 푹 빠졌습니다.

이런 시간을 보내던 왕은 날이 밝아오는 것을 잊었죠 (네네, 저라도 -_-;;;;)

도사는 왕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왕은 아쉬워하면서 다시 한 번 달로 돌아올 것을 원했습니다.




왕궁으로 돌아와서도 왕은 그가 달에서 즐겼던 그 순간을 잊지 못해서 예 틍 부 이 부(Nghê thường vũ y vũ. 霓裳羽衣舞, 예상익의무)라는 음악을 작곡합니다.

이 후 매 년 보름 저녁이 되면 왕은 온 나라 백성들에게 보름을 축하하기 위한 등불 퍼레이드를 하도록 명하였고,

왕과 왕비는 달 빛 아래에서 술을 마시면서 무희들이 왕의 신비한 달 방문을 기념하는 춤을 추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이 후로 추석에 등불 축제가 사람들 사이에 생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융민황(Duong Minh Hoang)황제는 즉시 봉 우옛 다이(Vọng Nguyệt Đài, 망월대)라는 높은 건물을 짓게하고,

중추절이 되면 왕은 이 곳 꼭대기에 앉아서 달을 바라보면서 그가 선녀들과 춤추던 시간을 그리워 했다고 합니다.

또한 왕은 명을 내려 중추절을 국가 축제로 선포해서 이 때부터 추석이 생겼다고 합니다.


봉 우옛 다이(Vọng Nguyệt Đài)




뭐 이렇게 대단한 이유로 중추절 그러니까 추석이 베트남에서 시작되기는 했지만

현대 베트남의 추석은 휴일도 아니고 뭐랄까 아이들을 위한 날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혹시나 베트남 추석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은 (네네, 큰 기대는....) 여기엘 가보세요.


호치민시

-  기본적으로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쪼론(Cho Lon)이 추석스러운 느낌이 강합니다.

-  루옹 뉴 혹(Lương Như Hộc) 거리에 가시면 등불, 가면, 사자머리 등등을 길거리에서 많이 팝니다.

-  사자머리로 유명한 가게로는 찌우 꽝 푹 109번지 (109 Triệu Quang Phục)가 유명합니다.


호이안

-  호이안은 워낙 등불이 발달한 도시라서 거의 일년 내내 보름이면 등불과 관련한 무슨 행사가 있습니다.

-  특히나 추석에는 구시가와 투본(Thu Bon)강가에서 이런저런 추석 행사를 많이합니다.


하노이

-  역시나 추석에 갈만한 곳은 구시가 항마(Hàng Mã)와 루옹 반 깐(Lương Văn Can) 거리입니다. 많은 수의 등불, 장난감 등등을 팔고 있습니다.

-  추석 저녁에는 구시가 마마이 거리 87번지 (87 Mã Mây)에서 전통가옥 체험과 전시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역시나 추석은 울 나라가 추석스럽죠.

기후도 좋고 등등 말입니다.

딱 하나 베트남식 월병을 올 해도 먹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

떫게 우려낸 녹차와 월병을 먹는 기쁨이 나름 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