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돌아다닌 이야기/다른나라

방콕 이야기 - 여자이야기

by mmgoon 2005. 6. 27.

이런 언니야를 만날 일 따위는 없었다는 얘기죠.




뭐 발리에서 생긴일도 아니고...

걍 이제는 30대 중반인 남자가 일을 피해서 갔었던 방콕이었기 때문에 


- 가슴설레는 해외여행에 대한 기대도 없었고

- 뜨거운 나이트 라이프도 없었고

- 낯선곳에서 낯선 만남도 없었다


결국 이런식으로 하자면 방콕가서 코끼리떼와 악어떼만 (물론 맥주떼를 만났고 또한 신기하게도 메기떼도 봤다) 보다가 온게 되는데...


첫날 도착을 하고 호텔에 짐을 풀고 빈둥대다가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다가 

왠지 신나보이는 맥주집에 들어가서 맥주를 한 병 시켰다.


'아앗'


막상 맥주를 시키고 주변을 보니까.... 이 집은 나같은 30대가 쿠울하게 맥주를 홀짝거리는 그런 곳이 아니라 

20대초반들이 바글거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랄랄라 보내는 그런 분위기다. 

게다가 갑자기 음악도 열라 씨끄러운 넘으로 바뀐다. 

게다가 사람들이 슬슬 일어나서 춤을 추기까지 한다 (난 몸치다 -_-;;). 

빨랑 이 병을 끝내고 나가려고 맥주를 마셨다.


맥주를 한 3/4병쯤 마셨을적에 그리고 4개 정도의 땅콩을 먹었을 때 즈음에 옆에 왠 '고등학생'같아 보이는 여자애가 털석 앉았다 (난 바에 있었다).

하얀 블라우스에 검은 치마의 교복을 입고 허억- 얼굴에는 열라 화장을 하고 향수까지 뿌렸다. 

게다가 치마의 길이는 장난 아니게 짧은 것이다.


"하이~"

"헬로~"


뭐 하기사 우리나라에도 수 많은 날나리들이 존재하고 그들도 (실제로 본일은 없지만) 교복을 입고 화장을 하고 

비어바에서 맥주를 홀짝이면서 춤도 출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잘살아보세 새마을 운동 세대의 교육을 받은 나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그래 늙은이다 -_-a)


"저기염, 근데염, 태국은요 고등학생도 술마셔도 되나염?"


했더니 여자애가 죽어라고 웃는다.


아아.... 순간 떠오르는 생각이 얘가 이동네 노는애들의 왕초라서 이렇게 웃다가 삭 웃음을 멈추고는 


"난 설교하는 어른이 젤로 싫어!!" 


외치고는 주변에 살벌하게 생긴 애들을 (실제로는 없었다) 불러서 


"이 재수없는 인간을 손봐줘!!!" 


하고 명령을 할 수도 있다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당근이지 않는가)


여자애가 설명을 해준바에 따르면,

본인은 여고생이 아니라 여대생이고, 태국은 대학생도 교복을 입고, 따라서 화장을 한다거나 맥주를 홀짝거리는 것은 

청소년선도대상이 아니며 게다가 여기는 자기네 학과의 아지트인데다가 오늘 모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보니 주변에 교복을 입은 언니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게 보였다.


뭐 어찌되었건 여자애한테 잘알았다고 감사하다고 하고 맥주를 다 마시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 


교훈 : 태국 대학생은 교복을 입는다.


===============================================


이번 방콕 여행은 가이드를 고용했다.

뭐 새삼스럽게 머리아프게 책을 찾고 그러기에는 너무 지쳐버린 상태였고,

왠지 저번에 배낭여행을 했으니 이번엔 가이드 투어란걸 해보고도 싶었다.


인터넷으로 가이드와 차량과 여행계획을 짜고 주문을 하고 공항에 내려서 두리번 거리면서 가이드를 찾았다.

저쪽에 내 이름을 들고 서있는 여자애가 있었다. 

그렇다. 여자 가이드인 것이다. 

순간 왜 한 번도 여자 가이드가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나 하는 생각을 했다. 게다가 운전사도 여자였다. 

뭐 어쨌든 가이드의 이름은 'A'였다. 약자가 아니라 자기이름이라고 그렇게 적어줬다. 


같이 차를 타고 호텔로 가면서 생각을 했다.

원래의 계획은...

남자 가이드한테 


"이거봐 이 동네에서 괜찮은 술집을 소개시켜줘바바" 


할 예정이었으나 옆에서 신나서 어쩌구 저쩌구 떠드는 A양을 보면서 이건 포기했고,

혹시나 오오 여자가이드니까 


"오늘밤에 뭐해염. 내가 좋은데 아는데..." 


할 수도 있었겠지만 실제로 이런 일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첫날은 위쪽에 쓴 글대로 놀았고...뭐 다음 그리고 그 다음날도 비슷했다. 


A는 실제로 가이드로서 훌륭했다. 

쉴새없이 뭐라고 뭐라고 떠들었으며, 괜찮고 저렴한 음식점도 잘 알았다.

또 남쪽 출신이라서 공산 반군들과 자기 아부지가 열라 싸우던 얘기도 해줬다.


다만 문제는....

겁이 열라 많다는 것이다.

로즈가든 가기전에 악어농장에 가서도 


"저쪽에 악어가 있어요" 


하고는 본인은 잘 쳐다 보지도 않는다거나


"오오 녀석들이 일로 오는데" 


했더니 


"오쉬! (놀라면 이렇게 소리친다)" 


하면서 도망을 친다. 게다가 뱀농장은


"정말로 거기 가고 싶어요?" 라든가 

"헤헤 솔직히 킴도 무섭죠?" 라든가 

"에구 별거 없어염" 


하는 식으로 해서 결국 안갔다. 악어보다 뱀을 더 싫어한단다. 


대신에 이상한 빵조각을 사가지고 반을 날 주면서


"자자 큰 물고기를 구경하러 가지요" 


하고는 왠 호수에 빵을 던진다.

잠시후 정말 엄청난 크기와 숫자의 메기들이 몰려나와 빵을 먹는 것이다.


"크죠?"

"맛있겠군"


게다가 여자애인 관계로 쇼핑을 열라 좋아해서 관광이 끝나고 쇼핑센터를 돌아다니다가 몇번인가 만났다. 

게다가 그때 태국식 티폿을 고르고 있었는데... 대충 아는 여자를 주방용품 코너에서 만나면 왠지 쑥스러워진다.


결론 : 여자가이드는 장단점이 있다.


==============================================

으음....

역시 30대 중반의 여자관계는 별로 재미가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