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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다른나라

말레지아 싱가폴 여행때 적은 글

by mmgoon 2005. 2. 16.

+ 05.02.07 +


출발 하루 전날이다.

대부분 그랬지만 회사에서 일한다.

"여행 하루 전이니까 걍 쉬렵니다" 라고 회사에 말 할 수는 없는 거니까 

린은 집에 갔고 물고기들은 서비스에 부탁하고 ... 

이런저런 생각이 술슬 떠오르는 아침이다.


아직도 계속되는 여행전에 아무것도 하기 싫은 하루다.

여행준비라는게 별게 없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정작 여행 준비는 

옷을 꾸리고 상비약을 넣는 것 보다는 뭔가 더 미묘하고 어려운 문제라는 게 있다.


결국은 마음인데, 마음이 준비되지 않은 여행은 너무나 재미가 없거나 리스키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어제 디비디로 '주홍글씨'를 봤다.

계속 이어지는 정상에서 법적으로까지는 아니지만 약간씩 일탈하는 삶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색이 아름다운 영화였다.


여행을 가기위해 책을 주문한다.

원래는 가벼운 단편이나 역사물을 읽어볼까 했는데 어쩌다가 눈에 들어오는게 자꾸 무라카미 류 계통...

이번 여행은 어떤 모양으로 펼쳐질까.

기쁘길 그리고 조금은 가볍기를 바란다.



+ 05.02.08 10:02 +

@탄손녓 공항 


뭐 기대한 바지만 가이드 아저씨는 우리나라보다 실력이 떨어지고 나 빼고는 모두 베트남 사람들이다. 

당근 외국인은 그것도 30대 남자는 큰 관심 대상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단체관광에 익숙하지 않은 나는 도데체 한꺼번에 부친 짐이라든가 줄서서 따라간다든가에 영 적응이 안돼고 있다. 

뭐 마음은 편하게 가지고 가려고 한다.



+ 05.02.08 23:00 +

@ Theme Park hotel, Genting Highland


예상대로 그리 좋은 호텔은 아니다. 중국계 말레지아인 가이드와 - 이름은 John - 이미지가 잘 맞는 혹은 그 계열사 일수도 있는 그런 호텔이다. 

마치 디즈니랜드 호텔을 꿈꾸었던 느낌이다. 

특징은 뭐랄까 방찾기가 조금 길눈이 어두운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 

지금 이 방으로 오려면 6층에 있는 로비에서 7층으로 올라와서 객실복도를 주욱 통과해서 다시 엘리베이터로 1층으로 와서 

270도 복도를 따라 돌아야 한다.


엄청난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들었고, 저녁은 왁자지껄한 중국 식당에서 먹었다.

이상하리만치 늙은 중국남자 젊은 중국여자 커플이 많고, 또한 애정표현도 대담하다. 

그에 비하면 우리그룹의 늙은 베트남 남자 젊은 베트남 여자 커플은 다소곳하다.


또 예상대로 베트남 사람들은 늦고 시간을 잘 지키지 않지만 대부분은 예상했던 것들이고, 

주변에는 기네스 (할렐루야), 스타벅스, 버거킹 등등이 기쁘게 맞아줘서 나름대로 즐거운 밤이 지난다.



+ 05.02.09 21:40 +

@Radius hotel 817호




결국 오늘 한 일이라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힌두교 사원인 바투사원을 보고 정말 시계밖에 없는 면세점에 들렸다가 

점심을 먹고 초컬릿 공장 갔다가 쌍둥이 빌딩 앞에서 사진을 찍고 호텔에 체크인 한게 전부다.


오늘 새삼 깨닳은 것은


- 베트남 친구들도 부페가 되면 엄청난 양의 아침을 먹는다는 것

- 정말로 시계를 좋아 한다는 것


이다.


결국 외국인 티는 내기 싫었지만 


"저기 저는 알아서..."


라고 말하고는 체크인 이후로 개인 행동을 했다. 

쇼핑도 하고, 책도 보고, 저번에 찾은 괞찬은 바에서 맥주를 홀짝이며 정말 맛있은 파스타를 즐겼다.

하는김에 방사까지 진출하려다가 부킷빈탕에서 사진찍다가 호텔로 왔다.

내일 9시까지 주어진 자유시간이 즐겁다.




+ 05.02.10 21:40 +

@Radius hotel 817호


어제와 같은 시간 같은 장소다.

점심은 중국음식에 한약을 섞은 것을 먹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단체 관광의 묘미인 시티투어 및 사진찍기를 마치고 오후는 자유시간이라 거리 구경과 쇼핑을 했다. 

공산주의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자유가 주는 즐거움들이 주위를 흘러간다.




해가지고 거리를 혼자 어슬렁 거리자 수 많은 아줌마 아저씨들이 다가와서 콜걸을 부르라고 흥정을 한다. 

자유국가의 단면이 느껴진다. 

호텔에서 여권 보자고 안하는 것도 그렇고, 콜걸들이 자유롭게 호텔로 들어오는 것도 그렇고... 뭐 좋다는 얘기는 아니고 -_-;;;


오늘건진 티셔츠와 반팔 점퍼가 맘에 든다. 흑흑 카드 긁었다 T_T




+ 05.02.11 09:00 +

@Radius hotel 앞


말라카로 떠나기 위해 차를 탔다. 당근 몇몇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베트남 아저씨들 점점 시간을 지키는 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대견스럽다.

어제마신 맥주로 몸이 피곤하다. 자야겠다.






+ 05.02.12 22:00 +

@Singapore Penninshula hotel 1302호


아침에 일어나서 체크아웃하고 버스타고 싱가폴에 들어와서 Sentosa 섬에서 하루 종일 보내다가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전원에 문제가 있어서 사람부르고 나니까 나가기가 귀찮아 져서 세븐일레븐에서 맥주를 사다 먹는다.


너무나 깨끗한 도심이 싱가폴 스럽다.


오늘은 기린맥주로 시작해서, 싱가맥주 그리고 대망에 스텔라 아토와로 끝을 장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