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을 하자면 오늘까지 쉬는 날인줄 모르고 전혀 준비가 되지 않은 그런 연휴입니다.
만일 월요일까지 노는 것을 알았다면 장쾌한 여행 계획이라도 세웠을텐데 말이죠. 아아-
오늘이 노는 날인줄 모르는 저는 어제 여느 주일날처럼 차를 몰고 일주일치 식량등등을 구입하러 마트로 향했습니다.
요사이 빠져있는 딸기청을 만들기 위해서 이번에는 농협으로 갔다죠.
딸기청을 소다수에 타먹으면 넘 맛있는 요즈음입니다.
이것저것 구입해서 나오는데, 봄을 맞이해서 이런저런 꽃들을 팔고 있습니다.
'아, 이쁘네'
뭐 이런 마음으로 걷고 있는데 문득 한쪽 구석에 조용히 있는 녀석이 눈에 들어옵니다.
'엇! 이 녀석이?'
그러니까 베트남 살적에 여기저기서 많이 보였고, 처음 베트남 살적에 베란다에서 키우던 바로 그녀석입니다.
도데체 녀석이 어쩌다가 한국에서 길러지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요사이 기운이 빠져있던 내게는 뭔가 반짝하는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냉큼 녀석을 구입하고 옆에 있는 화분가게에서 화분을 사고 흙을 채워넣었습니다. 그런데
"아아, 이 녀석 완전히 시들었다구요"
"네?"
"이거 이미 구입하신 거에요?"
"네"
"저기요. 암튼 우리는 화분에 열심을 다해서 좋은 흙을 넣어드렸읍니다"
"네"
라고 하시면서 '아아 넌 도데체 왜 이런 시든 꽃을 산거야?' 하는 눈으로 바라보시네요.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녀석을 바라다보니 으음.... 잎들은 힘이 없이 쳐지고 몇몇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등등 결코 괜찮은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이 꽃은 (도데체 이름이 뭐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인기가 없는 것인지 장에 나온지 상당히 오래된 상태인듯 했습니다.
힘없이 늘어지는 녀석을 차에 싣고 집으로 왔습니다.
생각을 해보면 녀석은 열대우림 기후에 살고 있는 녀석이니까 이과적인 머리를 돌려서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원래 화분갈이를 해주면 바로 물을 주지 말아야 하는데, 이렇게 더운 날 인기도 없이(?) 방치된 녀석을 고려한 것이었죠.
그리고 장을 보고 온 것들을 정리하고, 저녁으로 간만에 영국소시지와 매쉬포테이토를 (뱅어앤마쉬라고 하져) 만들어 먹고 나서 오늘 사온 녀석을 보니
뭐 이런 식으로 알아서 잘 살아나있습니다.
순간 혼자서 '와우!' 라고 외칠 번 했답니다.
역시나 녀석은 내가 베트남에서 알던 그 녀석이었습니다. 덥고 습기가 많은 조건에서 신나게 성장을 하는 그런 녀석이죠.
ㅋㅋ 물을 잔뜩 주길 잘했다는 생각이들면서 셀프 칭찬을 했답니다.
참고로 녀석은....
저기 위의 사진에 붉은 것은 꽃이 아니라 잎이고, 가운데 하얀 녀석이 꽃입니다.
꽃은 저녁이 되면 닫혀있다가 아침이 되면 하얗게 열립니다.
감정이 다운되어 있는 요사이 녀석에게서 조금 힘을 받았으면 합니다.
암튼 꽃을 하나 또 구입을 했습니다. 집에 돌봐야 할 대상이 또 늘어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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