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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베트남에 한 달 더 살게된 이야기




그러니까 그게 얼마 전이었습니다.

전화를 한 통 받았죠.


"그러니까 말이야 김부장이 거기에 한 달만 더 있으라고"

"넹"


이유인 즉슨, 내 후임으로 올 사람이 무언가 문제가 있어서 발령을 한 달 늦춰달라고 부탁을 했고,

덕분에 전제집 계약까지 다 해놓은 김부장은 예정이 빗나가면서 한 달이라는 추가의 시간이 베트남에서 주어진 것이죠.

흑흑- 살지도 못한 집 관리비를 내게 생겼답니다.



말은 이렇게 쉽지만 외국에서 한 달을 추가로 산다는 것은 이런저런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일단 이삿짐 센터에 전화를 해서


"아아, 그니깐여 한 달 있다가 이사를 나가려구여"

"글면 짐을 한 달 있다가 싸야겠네여"

"글쳐. 짐을 다 부치면 전 뭘 먹고 살고, 어디에서 잠을 자나여"

"글쿤여"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사에 전화해서


"뭐랄까 이 표를 한 달 연기하고시퍼여"

"아아아- 이미 발권을 했다구여. 글고 미스터킴이 징징거려서 추가 화물도 만들었는데"

"미안미안"


라고 해야만 했습니다.

다행이도 그리 벌금이 세지 않네요 -_-;;;;



주말에 이사간다고 싹싹 비워진 냉장고를 다시 채우고 있는데 왠지 뭔가 빼먹은 그런 생각이 들었죠.

죽죽 내리는 비를 보고있다가 어헉-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나 나간다고 회사에서 아파트에 통보를 했을테니까 (한 달 전에 통보해야되져) 

울 아파트가 잽싸게 다른 사람과 계약을 했다면 꼼짝없이 쫒겨나는 그런 현실에 직면할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허겁지겁 관리실로 갔더니 주말인데 관리매니저인 짱이 있습니다.


"주말근무야?"

"글쳐. 돌아가면서 한다구여. 왜여? 또 물이 새는 건가여?' (얼마 전에 싱크대 파이프가 터져서 온 집안이 물난리였다) -_-*

"아니 그게 아니고 얼마 전에 울 회사에서 나 나간다고 통보를 했을텐데 말이야"

"뭐라구여? 미스터킴 다른 아파트로 배신을 때리고 가는 건가여? 아니면 귀국?"

"아아 귀국이기는 한데 말이지...."

"와아앙- 아쉬워여. 뭔가 아파트 차원에서 선물이라도 마련해보렵니다요"

"아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고.... 내가 하고싶은 말은...."


결국 느릿느릿한 울 아파트 행정처리 덕분에 우리집에 한 달 더 묵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이런 식으로 대충 상황을 정리하고 났더니 뭐랄까 추가 한 달이라는 어중간한 시간이 앞에 있습니다.

이미 환송회는 대충 했는데 사라지지 않는 인간이 된 그런 느낌일까요.

하인즈네 바에서 떠난다고 공짜로 술도 얻어먹었는데, 다시 가도 되는 것인지 의문도 들고 말이죠.

결국 호치민의 우기를 보고 떠나는게 되었다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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