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상 날씨에 민감한 편입니다.
특히나 태풍이나 열대성 저기압과 같은 부분은 유심히 보는 편이지요.
며칠 전에 일기예보를 봤더니 열대성 저기압 하나가 베트남 남부를 향해서 오더군요.
예보를 읽어보니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은 없어보여서
'아, 주말에는 비가 좀 오겠네'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리고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서 운동을 갔더니 정작 날씨는 맑고 화창했습니다.
덕분에 더운 날씨에 공을 치면서 물을 엄청나게 마셔대야 했습니다. 헥헥거리면서
'아아 뭔가 일기예보가 잘못되었나?'
라는 생각을 했다죠.
열대 과일인 밋(Mit)이 열려있더군요
캐디들도 헉헉거릴만큼 더운 날이었습니다. 그나저나 내 우산을 다오. 니가 쓰지 말고!!
행사를 마치고 해가 뉘엇뉘엇 지는 길을 달려서 집으로 왔습니다. (아아- 행사가 얼마나 길어진건가)
집앞에 내리는데 비가 한 두 방울 내리기 시작합니다.
하늘을 올려다봤더니 검은 구름이 두텁게 몰려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저녁과 밤 내내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그러니까 일기예보가 아에 틀린 것은 아니었답니다. 열대성 저기압이 약간 늦게 호치민에 도착을 한 것일 뿐이었죠.
그렇게 약간 늦게 (베트남 스타일이죠) 도착한 비덕분에 저녁에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남은 재료들을 삭삭 긁어모아서 (흑흑 식재료가 다 떨어졌다) 카레 볶음밥을 해먹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주일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아직도 비가 줄줄 내리고 있네요.
교회엘 갔다가 (추수감사주일이었죠) 간만에 큰 수퍼에 들려서 이것저것 장을 보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자마가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좍좍 내립니다.
짐들을 정리하고 빨래를 돌리고 나니 왠일인지 노곤노곤합니다. 네네, 비가 오는 이런 날씨이니까요.
결국 무기력하게 낮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어둑어둑합니다.
밖에는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네요.
뭔가 나가서 먹을까 하다가 다 포기하고 스팸김치찌개를 해서 저녁을 먹고 책을 봤습니다.
이렇게 주말이 지납니다.
이번 열대 저기압은 바람은 세지 않은데 천천히 지나면서 줄기차게 비를 뿌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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