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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하이퐁 드래곤 이야기

베트남은 설 근처가 되면 도시의 곳곳을 이런저런 장식들로 꾸밉니다.

덕분에 이 시기에 사진찍기 좋다죠.


음음, 각설하고 베트남 북부에는 하이퐁(Hai Phong)이라는 항구도시가 있습니다.

우리 나라로 치면 인천이나 부산에 해당되는 큰 항구도시죠. 참고로 베트남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 입니다.


이 하이퐁시도 설을 맞이해서 멋진 황룡 장식을 만들기로 결정을 합니다.

아마도 아래 이미지를 생각했겠죠.



혹은 뭐 이런 것




이런 마음을 먹고 야심차게 하이퐁시 관계자들은 황룡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바로 아래와 같이 나타난 것이죠.






뭔가 근사한 황룡을 기대했던 하이퐁 시민들은 (나름 자존심이 강합니다) 


"이게 뭐야"

"이건 꼭 피카츄 같이 생겼네"

"아아- 도데체 언 넘이 만든거야"


등등의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하이퐁 시 당국도 뭐랄까 피카츄를 닮지 않았다고 부정하기에는 부끄러운 모양새의 황룡을 없애버리기로 결정을 하죠 (출처1, 출처2).


그러나

시청의 이러한 노력과는 반대로 사람들은 이 녀석을 나름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시작을 했고, 소위 피카츄 드래곤 혹은 하이퐁 드래곤을 캐릭터 화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에 어짜피 저작권 따윈 처음부터 없었기에 이사람 저사람들이 캐릭터를 생산해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관련 상품들까지 나오기 시작을 했죠.




혹시나 나중에 하이퐁에 놀러가시면 아마도 하이퐁 드래곤을 모티브로 한 기념품을 살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뭐랄가 정부의 실수를 조크로 승화시키는 베트남 친구들이 대단해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