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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조금 달랐던 일요일

by mmgoon 2016. 5. 9.



뭐랄까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조금 달랐었던 하루였습니다.

올 해 들어 처음으로 알람이 울리기 전에 스스로 일어났다는 것이죠.


'이제 늙어서 아침 잠이 없어졌다는 말인가?'


하는 당황스러운 생각을 추스리면서 아침으로 커피를 한 잔 했죠.

어제 저녁으로 먹다 남은 등갈비를 아침으로 먹을까 하다가 너무 헤비한 것 같아서 걍 관두고 대충 씻고 택시를 타고 교회로 갔습니다.


그런데,

매 주 일요일 아침마다 가는 길인데 엄청나게 막힙니다.

게다가 교차로 마다 공안(경찰)들이 가득합니다.


'뭐지?'


한 마음이 들었고, 겨우겨우 약간만 늦게 교회에 도착을 했습니다.

예배를 보고 시내에 점심도 먹고 쇼핑도 하려고 나갈까 하다가 아침에 본 공안들을 떠올리면서 (대충 얘내들이 등장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죠) 집으로 돌아와 길 건네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어줬습니다. 

역시나 일요일에는 카레라죠.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울 아파트가 있는 길이 뭔가 이상합니다.


그러니까 아파트가 있는 응웬 티 민 카이 거리가 텅텅비어 있었고, 경찰들이 차를 막 딘 찌 거리로 우회를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뭔 일이야?'


하는 마음으로 길을 건너다 응웬 티 민 카이 거리 저쪽을 바라다 보니 


'허억-'


길 중간에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진을 한 장 찍어볼까 했지만 뭐랄까 길을 건너는 외국인을 별로 따뜻하지 않은 얼굴로 쳐다보는 베트남 경찰 (교통경찰, 그냥 경찰, 전투경찰이 함께 있더군요)들을 보고는 마음을 접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빨래를 돌리고 베란다에 나가서 상황을 봤지만 뭐 별 상황이 벌어지지 않네요.


'아 뭐 별 일 아니군'


하고 티비를 보는데 맑은 하늘에서 비가 갑자기 줄줄 내립니다.

드디어 호찌민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기가 시작된 것인지 암튼 간만에 내리는 비를 머엉하고 바라봐줬죠.


자,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이번 주말이 이전의 주말과는 조금 달랐던 점은


1. 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호치민시가 경찰들을 풀었고 덕분에 길이 막혔다

2. 간만에 일요일에 비가 왔다


뭐, 이 정도 입니다.


아아, 간만에 변화라고 할까요.

조용한 일요일의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