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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미국의 위용과 일상

by mmgoon 2016. 5. 17.




어제 일이 있어서 해상 현장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불통이다.

전화 불통은 상당히 오래 지속되어서 결국에는 오늘 아침에 다시 통화를 했다.

으음.... 생각해보니 별로 급한 일이 아니었지만 현장과의 통신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한 소리 감이었다.


"아아, 뭐야 어제 전화가 끊어졌었자나 -_-*"

"오오 미스터 킴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구여"

"도대체 뭐가 통신축선상의 대기보다 중요한 것이지?"

"오오오오 그러니까 어저께 미국 항공모함이 하나 지나갔어요"

"항공모함?"

"네네네. 그렇다고요. 미국 항공모함 하나가 지나가면서 방해전파를 쏘는 바람에 통신이 되지 않은 거라구요!!"


그러니까 다음 주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순방한다는 뉴스가 있었고, 

아마도 베트남에 자기네 대통령이 오기 전에 미리 항공모함 한 대 정도 가져다 놓아야 겠다고 

미국 친구들이 마음을 먹은 결과로 인해 우리 플랫폼이 통신두절이 되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항공모함을 그것도 요사이 중국과 말이 많은 남지나해를 통과해서 베트남 앞바다에 띄워 놓았다니 

월남전 이후에 거의 최초일듯한데 왠지 미국 친구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베트남 신문이나 뉴스 어디에도 미국 항공모함이 베트남 해역으로 들어왔다는 얘기는 없다. 

뭐 다 그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인듯


요사이 베트남은 미국 대통령 방문을 앞두고, 

위정자들은 미국의 베트남에 대한 무기 판매 금수조치를 풀어줄까 기대를 하고, 

사회운동가들은 베트남 내 정치범들과 양심수들 그리고 무시되어지는 환경오염을 수면으로 떠올리려고 노력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무관심하다.


이런 와중(?)에 오늘 오후에 처음으로 제대로된 비가 내렸다.

우기의 시작인가. 이런 마음이 들었다.


이제 술 맛이 좀 더 나겠군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녁 시간이 흐른다.

일상성에서 벗어나서 뭔가 깨어있는 일들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나이가 먹어가면서 지독하게도 느껴지는 그런 시간이다.


항공모함, 맥주병, 비.... 반복되는 일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