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그게 지난 주일날이었습니다.
교회 갔다와서 이것저것 구입할 것들이 있어서 가게들을 다니다가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커피나 한 잔 할까 하고 간만에 그늘이라고는 하나도 없은 응웬후에(Nguyen Hue) 거리로 나갔습니다.
강렬한 햇빛에 대책없이 당하면서 거리를 걷고 있는데 새로 문을 연 삼성모바일 센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결국,
"아, 어서오세염. 뭘 도와드릴까여?"
"아아, 그냥 구경만"
"넹"
얼마전에 삼성 S7이 그리 잘나왔다는 안드로이드 빠의 말을 들었기 때문에 (그 녀석은 "넌 한국인이면서 애플을쓰다니" 란 말도 했답니다)
한 번 구경을 하고 싶어졌었습니다.
뭐, 화면도 좋고, 시원하고, 빨리 움직이는 것도 같고....
그렇지만 지금까지 인생의 모든 연락처와 스케쥴과 사진들과 등등을 맥-아이폰-아이패드 계열로 정리해왔기 때문에
굳이 엄청난 이유가 없는 한 안드로이드 계열로 전환을 할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구입에 대한 마음까지는 들지 않더군요.
그리고 돌아서 나오는데 삼성에서 만든 스마트 와치인 갤럭시 기어 S2가 보입니다.
뭐랄까 둥글고 단순하게 생겨서 꼭 예전에 두바이 공항에서 급하게 구입한 TIMAX 시계같은 느낌입니다.
좋게 말하면 디자인이 단순해서 튀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있는데
"아아, 그렇져. 이건말이져 스마트 워치에염"
"네. 그렇군요"
"이걸로 이것도 할 수 있고여 저것도 할 수 있고여"
"아아-"
"혹시 스마트 폰 기종이 어떻게 되세요. 제가 호환되는지 알려드릴께여"
"아이폰 5S"
"아-"
"네"
"으음"
"역시나"
기쁜 얼굴로 다가왔던 언니가 뭐랄까 실망스러운 얼굴로 떠나가고 몇번을 만지작 거리다가 구매를 결심했습니다.
뭐라고?
하시면서 구입사유를 물으신다면
1. 어짜피 시계가 하나 필요했습니다. 두바이에서 산 싸구려 독일제 시계의 수명이 다해서 시계 하나 정도 사야겠다라는 마음이 있었죠.
2. 물론 아이워치를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녀석은 너무 스마트 워치같이 생겨서
이걸 차고 회사에 출근했다가는 모든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것 같았죠.
3. 게다가 녀석은 가는 내 손목에 올리면 꼭 두부같이 보입니다.
4. 손목 시계는 뭐랄까 둥글어야 한다는 선입관이 도무지 깨지지 않습니다.
5. 그리고 삼성이 언젠가 "아아, 아이폰과도 연결해드립니다" 라고 했었던 것을 기억했습니다. 뭐 아님 말고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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