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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거림들/사소한매뉴얼

개인적인 스카치 위스키 가이드

by mmgoon 2015. 4. 27.

"이게 뭔가염?"

"아아- 이번에 선물들어온 위스키야. 오늘 저녁 회식에 쓰자구"


하면서 님이 봉투를 하나 내민다.

위스키 한 병이 있다.


하사(?)하신 위스키를 꺼내보니 글렌리벳 Glenlivet 21년산이다.

아아- 이 정도의 싱글몰트는 평소에 돈이 아까와서 (없어서가 아냐!!) 잘 사지도 못하는데....

회식에 녀석이 도착한 순간 10분안에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자 왠지 우울하다.


그래서 그 동안 몸소 체험과 줏어 들음과 등등을 조합해서 스카치 위스키 가이드를 한 번 적어보기로 했다 (뭐?)

참고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편협한 경험의 결과임을 명시해둔다. (아니면 아니라는 얘기임)

그리고 개인적으로 나는 위스키 매니아가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맥주파)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위스키는 싱글 몰트 위스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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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소위 '스카치 위스키'가 되려면 최소 스코틀랜드에서 3년간 숙성이 되어야 한다.

역으로 말하자면 스카치 위스키라고 해서 100% 스코틀랜드산이 아니라는 얘기.


각 스카치 위스키들은 숙성하는데 서로 다른 시간이 필요하지만 일반적으로 8-20년정도에 숙성이된다.

위스키들은 오래되면서 점점 부드러운 맛이 되어가는데 솔직히 오래된 위스키들은 귀하고 많이 비싸다.

따라서 적당한 정도 연식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뭐 비장의 무기 한 병 정도 숨겨두고 홀짝여도 좋지만.


스카치 위스키를 구분하는 방법은 녀석들의 출신지역으로 나누거나 맛의 특성으로 나눈다.


일단 지역으로 나눠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그러니까 위스키도 와인처럼, 나파밸리, 버건디, 료하 등등과 같이 출신지역에 따라 특성이나 맛이 다르다.

지역마다 물 맛도 다르고, 증류하고 숙성하는 방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극단적인 인간들은 바닷바람, 토질 등등도 논하기도 한다. 특히 아이러(Islay) 산 위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은 특히나 이런 성향이 강하다.


하나씩 살펴보면


로우란드(Lowland) :  이 지역의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부드럽고, 옅은 맛이 나며 복잡한 향기가 있다. 이 지역의 대표적인 양조장들로는 Glenkinchie, Bladnoch, Auchentoshan 등이 있다.

하이란드 (Highland) :  스코트랜드에서 가장 큰 지역을 차지하는 곳으로 Dalmore, Glenmorangie, Oban, Talisker, Dalwhinnie 등의 우리가 잘 아는 양조장들이 이 곳에 있다.

아이러 (Islay) :  이 지역은 진하고, 스모키향이 진한 위스키를 생산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총 8개의 양조장이 있는데, Ardbeg, Bowmore, and Laphroaig  

(참고로 아직도 저는 이 레벨이 극복이 잘 안됨)

스페이사이드 (Speyside) :  스페이강 인근의 지역으로 아주 많은 양조장들이 발달한 곳이다. 

우리가 잘 알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위스키들인 Glenfiddich, Aberlour, The Glenlivet, The Macallan 들이 이 곳에서 생산된다. 참고로 오늘 들어온 녀석도 이 곳 출신이다.

캠벨타운 (Campbeltown) :  가장 작은 지역으로 현재는 Glengyle, Glen Scotia, Springbank의 3개의 양조장이 있다.


위에 설명한 것은 정말 대충 설명한 것이고 Visit Scotland 홈페이지에 가면 양조장들이 자세히 나온다.



또 다른 구분하는 방법은 맛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일단 아래 표를 보자





기본적으로 스모키-델리케이트와 라이트-리치의 사사분면으로 나누어 있고 각 년식의 특정 위스키가 어디에 해당되는지 나타난다.

예를 들어 오늘 얻은 글렌리벳 12년산은 라이트하고 델리케이트하지만 같은 녀석도 18년산이 되면 더 델리케이트하고 리치한 맛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사람들은 라이트-델리케이트한 맛을 좋아한다.

스모키한 Ardbeg를 좋아하하는 친구녀석이 있는데, 아아 꼭 석탄가루같은 맛이난다.




내가 좋아하는 발베니






위스키 마시는 방법은... 별 것 없다.

병에서 적당량을 잔에 따라 마시는 것인데 뭐랄까 좀 더 살펴보면....


일단, 잔부터 보자.

솔직히 어떤 잔에 먹느냐는 그리 상관이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위스키의 향기를 즐기는 인간들의 얘기를 존중해주자면 아래와 같은 튤립형태의 잔이 최고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위의 사진과 같은 밑이 약간 더 넓은 형태의 잔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 

진정 스카치 위스키를 즐길줄 아는 사람에게 물은 소위 '오염'에 해당된다고 하지만 처음부터 스카치 위스키의 맛은 쉽사리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실온의 물 (찬물이 아님)을 어느정도 넣어서 마시면 쉽사리 위스키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일부 스코틀랜드 사람들도 이렇게 마신다.

물의 양은 너무 많지 않도록 어느정도만 희석하는 느낌으로 넣어주면 된다.

그/러/나/ 물을 첨가하는 것은 반드시 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얼음.

많은 사람들 특히나 하루키에 빠져 있거나 일본 친구들은 얼음을 위스키와 섞어서 마시기를 즐긴다.

그렇지만 얼음을 넣음으로써 아주 많은 위스키의 향기들이 죽어버린다. 

이런식으로는 좋은 위스키와 나쁜 위스키 그리고 오랜 위스키와 어린 위스키의 맛을 구분하기가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