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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베트남

판티엣으로 떠난 팀빌딩 (1)

by mmgoon 2015. 4. 2.

언제나 늘 항상 그렇지만 정신이 없었다.

게다가 이번주는 베트남 정부에서 기술감사까지 나온 바람에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한 주가 지나갔다.


이 와중에


"자자, 미스터킴 내일 늦으시면 안되여"

"어?"

"아아아아- 내일 우리팀 팀빌딩 가자나여"

"그렇지. 물론 알고 있었다고" -_-;;;


정신을 차려보니 내일이 바로 판티엣 가는 날이다.


집에 돌아와서 2박3일의 짐을 대충대충 꾸리고, 혹시나 일을 할 경우를 대비해서 맥에어도 챙기고 (사장님 여길 보아주세요), 

약들도 챙기고 (약으로 버티는 40대), 잠시 티비를 봤더니 졸려서 잠을 잤다.


다음 날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회사인근 퍼집에 갔더니 무리들이 몰려서 아침을 먹고 있다.


"미스터킴. 뭐 드실거에여? 퍼찐?"

"자자, 남자들 나와서 이 간식거리하고 물들 차에 실어줘"

"이거봐봐여. 이번에 새로 옷 샀어여"


등등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아침을 먹고 대절한 버스로 갔더니 봄양이 뭔가를 나눠준다.




이번에 빌린 버스.




"이게뭐야?"

"훗- 놀러가니까 맞춰서 쓰려고 모자를 샀어여"


그렇다. 

베트남 단체관광이란 것을 가본 사람들을 알겠지만 왠일인지 베트남 사람들은 어딘가로 단체관광을 떠나면 여행사에서 모자를 하나씩 나눠준다. 

심지어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예외없이 모자 하나씩을 나눠주는 전통이 있다.


"근데 왜 노란색이야?"

"아아, 우리팀이 눈에 잘 띄어야져"


라고 말하면서 봄양 자신은 오렌지색 모자를 샀다. 흥-




우리팀과 짐을 모두 실은 버스는 복잡한 호치민시내를 벗어나서 새로 생긴 고속도로를 따라 휭휭 달렸다.

고속도로를 벗어나서 일반국도로 접어들어가는데 갑자기 뒤에서 교통경찰 사이드카가 요란하게 사이렌을 울리면서 차들을 옆으로 비키게 한다.


'뭐야?'


하는 마음에 밖을 보니 왠 버스가 지나가는에 안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타고 있다.

허억-

그런데 이분들 가슴에는 최소 10개에서 30개 정도의 훈장들이 가득하다. 아마도 국가 유공자들인듯...




이렇게 1시간30분정도 달리고 버스는 휴계소에 정차를 한다.

베트남 휴게소도 뭐 우리나라의 것과 비슷하게 화장실이 있고, 간이 식당이 있고, 그 지역 특산품도 팔고, 찐 옥수수도 팔고 그런다.




베트남 휴계소



특산품을 구입하는 사람들



휴계소의 모습. 우리와 다르게 그냥 길 가에 있다.




어엇 그런데, 

아까 사이드카를 대동해서 지나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같은 휴계소에서 쉬고 계신다.

가슴에는 주렁주렁하는 훈장이 장난이 아니다.








휴계소를 떠나서 다시 아래 지도에서 파란 점이 가리키는 곳, 그러니까 도무지 어디인지 알 수 없는 곳인 봄양네 집으로 향했다.

우리나라나 베트남이나 마찬가지로 지방 출신 인간들은 어디 출신이냐고 물으면 대충 인근 큰 도시를 대는 경향이 있다.

분명 봄양도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을 때


"판티엣이염"


했었는데, 정작 이 인간의 집은 전/혀/ 판티엣이 아니었다.








암튼 이렇게 도착한 봄양의 집은 나름 깔끔한 시골 집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손님이 그것도 외국인을 포함한 손님들이 온다고, 엄청난 음식과 과일들과 맥주와 토속주들을 준비하시고는 반갑게 우리를 맞아준다.

봄양의 아버님과 어머님과 외할아버님과 약사인 남동생과 (이 친구는 호치민 사는데?), 

8살짜리 막내동생과 (아버님 능력!!!), 이모님들과 친척할머님들과 인사를 나누고 준비해가 선물을 드렸다.






오오 간만에 집밥을 먹이니 넘 맛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예상대로, 이 마을과 인근 마을에 계시는 친적분들이 놀러오시고,

나는 늙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할아버지들과 한 상에서 맥주와 

우리의 막거리를 닮은 전통주 (그러나 25-30도 정도)를 할아버지들과 연신 마셨다.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봄이네 개가 손님 온다고 갖혀있다.

척 보이에도 맘대로 돌아다니는 시골개인 녀석은 도무지 이 상황이 적응이 안되는 모습이었다.


"봄아, 이 개 이름이 뭐야?"

"넹? (개 따위에 이름이 있을리 없자나) 그냥 개인데요?"


등등의 대화로 미루어 녀석은 그냥 시골개가 분명하다.








예상보다 훨 오래 있었고, 훨 많은 음주를 해버린 봄이네 집을 떠나서 다시 남쪽으로 판티엣을 향해 차를 달렸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 여행의 숙소인 판티엣 아로마 리죠트에 도착을 했다.




로비에서 본 바다의 모습



체크인 하고 즐거워 하는 무리들





"자자, 미스터킴은 팀장이니까 혼자 방을 쓰도록 했습니다"

"아아- 고마워"


하고 열쇄를 받아들고 방에 들어왔더니.... 

정막강산이다. 아아- 외로움이....




내 방에서 본 모습







대충 짐을 풀고 다시 버스를 타고 호텔 인근에 있는 와인 캐슬로 향했다.

베트남 무이네에 왠 와인의 성이 있을까? 라는 의심을 했지만 요사이 와인에 관심이 생긴 한 아줌마의 적극 추천으로 방문을 했다.


뭐랄까...

이 곳을 방문하기 전에 몇몇가지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었다.


1. 과연 진짜 그곳은 와이너리인가?

2. 프랑스식 와이너리라고 하면서 왜 나파밸리 와인을 시음하는가?

3. 도데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정문. 프랑스식 성을 모티브로 지었답니다.



뒤에 와인병 트리를 배경으로 기념사진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는 봄양






그렇게 찾아간 곳은...

그러니까 베트남 회사 하나가 미국 나파밸리에 있는 와이너리 하나를 인수하고 이름을 랑동(Rang Dong)이라고 바꿉니다.

그리고는 이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을 베트남으로 들여와서 판매를 하면서 보관도 하고 선전도 하려고 이곳을 만든 것이다.


일단 들어가면 (입장로 10만동=5000원) 와인 한잔을 마시면서 비디오로 이 곳의 소개를 듣고,

그리고는 와인이 보관된 지하를 구경합니다.




장식용 와인통. 정작 와인은 병에 있죠.



앞으로는 이곳에서 와인을 직접 만든다네요.





이렇게 와인 보관하는 곳을 다 보고 나오면 아래처럼 와인 시음을 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그냥 떠나기 섭섭해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와인을 좋아하는 관계로 2병을 구입해서 직원들과 나눠 마셨다.



와인을 기다리며 즐거운 무리들




와인캐슬을 떠나서 무이네에 있는 화비엔 (Hoa Vien)에서 맥주와 저녁을 먹었다.

이 곳은 우리집 근처에 있는 화비엔의 지점으로 아무래도 바닷가라서 해산물 요리들이 더 있었다.

바다 바람을 맛으면서 즐기는 체코식 맥주는... 넘 좋았다.


뭐 이렇게 해서 하루가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_-;;;

화비엔을 떠나 집으로 오면서 가게에 들려 안주거리를 사고, 호텔을 협박(?)해서 얼음을 얻어가지고, 

내방에 모여 둥글게 앉아 게임과 함께 엄청난 음주를 마심으로써 첫 날 팀 빌딩을 마친다.

개인적으로 이날 이후로 5일간 연속 음주를 하는 기록을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