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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부제:너넨 좋겠구나)

by mmgoon 2014. 9. 5.



어제부터 본사전화가 줄어들더니 오늘 출근했는데 전화 한 통 없네요.

네네, 한국에서는 추석연휴가 시작된 것이군요. 이것들아 오늘은 일하는 금요일이야


작년에도 이런 식으로 추석을 푸념하는 글을 썼더랬습니다.

네네, 그렇죠 이라크에 추석따윈 없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지금 베트남에서 근무하고 있고, 이곳에는 분명히 추석에 해당되는 명절인 쭝투(Tet Trung Thu)가 있습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베트남 친구들은 쭝투에 놀지 않고 (본인들이야 놀고싶겠지만 국가 공휴일이 아닙니다) 딸랑 위의 사진에서 보는 월병(베트남 말로는 반 쭝투, Banh Trung Thu)나 먹으면서 보냅니다.




참고로 베트남 추석의 유래는.... 






아주 먼 옛날에 하늘에 열 개의 태양이 나타나서 대지를 아주 뜨겁게 불태우고 바닷물을 고갈시켜 백성들은 살아갈 도리가 없었답니다. 

뭐 지금도 더운 나라이긴 하지만 더 더웠다는 얘기죠


이 때 하우에(Hậu Nghệ,)라는 영웅이 나타나서 곤륜산(Núi Côn Lôn) 정상에 올라가 신궁(神弓)으로 아홉 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고 백성들을 재난에서 구제했답니다. 

그는 얼마 후 후예는 항아(Hằng Nga)라는 미인을 아내로 얻었죠. 영웅에게는 미녀가 따르는 법 (부럽~). 위에 그림의 언니되겠습니다. 

아 그러니까 위의 언니는 유부녀....


하루는 하우에가 친구를 찾으러 곤륜산에 갔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브엉마오(Vương mẫu, 서황모)를 만나 서왕모에게서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는 “불사약(不死藥)”을 얻었습니다. 

그는 아내를 홀로 남겨둔채 승천할 수 없었기에 그 약을 아내 항아에게 잘 보관해두라고 주었죠.


이 일을 하우에의 식객이었던 봉몽(Bồng Mông, 蓬蒙)이 알게 되었고, 봉몽은 후예가 외출한 틈을 타서 항아에게 그 불사약을 내어놓으라고 협박했답니다. 

역시 쓸데없는 식객을 들이는 일은... -_-;;;


항아는 봉몽의 적수가 되지 못한 것을 알고 그만 그 불사약을 입에 삼켜 버렸고, 곧바로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그녀는 하늘로 올라가면서 남편이 그리워 올라가지 못하고 인간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달에 떨어져 선녀(tiên)가 되었고, 

슬픔을 억누르지 못한 하우에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아내의 이름을 불렀답니다. 나름 순진한 구석이... -_-;;;;;


어느 날 밤 달이 유난히도 둥글고 밝았는데, 달에 항아와 똑같이 생긴 흔들리는 그림자가 보였답니다. 

아아- 불쌍한 이 친구 헛것이 드디어

이를 본 하우에씨는 급히 제상을 내어와 항아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과 과일을 그 위에 차려놓고 월궁(cung trăng, 月宮)에 있는 항아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이 후 백성들도 항아가 신선이 되어 달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달 아래 제상을 차려서 항아에게 행복을 빌기 시작했고 (미신의 탄생) 

이 때부터 민간에서는 중추절에 달에게 절하는 풍습이 전해지게 되었다는 전설입니다. 




뭐 이런식으로 해서 추석에 월병도 만들고 제사도 지내고 해서 즐겁게 지내고 있었는데,

베트남 해방을 주도한 지도자인 호치민이 전쟁중에 생긴 많은 고아들을 생각해서 (호치민은 아이들을 이뻐라했다네요)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추석을 이런 아이들을 생각하는 일종의 어린이 날로 주창을 하셨고,

이 후 추석 즉 쭝투는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날로 바뀌었답니다.



자자,

이렇게 쓰고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추석도, 어린이 날도 놀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하루도 놀지 않는다니....


네네, 저는 오늘도 일하고 그냥 보통 주말 보내고 월요일에 출근할 예정입니다.

게다가 주변에는 송편 하나 보이지 않는군요

집에가서 녹차에 월병이나 먹으면서 지내렵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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