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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닌 이야기/다른나라

텟 여행기 - 네째날

마지막 날이 밝았다.

미리 예약해둔 차를 타려고 나왔는데 에양이 실실 거리고 있다.


"뭐야? 왜 왔어?"

"헤헤- 어짜피 회사 바로 근처인데요 뭐"

"암튼 고마왔어. 글고 친구들 태국가면 적극 밀어줄께"

"그런 언제 또 올거에요?"

"몰라"

"암튼 잘 가고 또 봐여"


공항으로 미친듯이 달리는 찻속에서 문득 생각을 했다.


아는 인간들 얘기를 들어보면 완전히 태국은 환락의 도시라서 이뿐 언뉘야들 꼬셔가지고 여기저기 다니기도 하고 등등의 여행 방법도 있는데,

아니면 한국사람들 처럼 단체로 낮에 다니다가 밤에는 가라오케라도 가서 회포를(정말 이런 표현으로 들었다. 대단한 아이디어다) 풀 수도 있는 여행방법도 있는데,

혹은 완전히 배낭여행객으로 위장해서 싼 숙소와 싼 음식들과 싼 인간관계들을 추구할 수 있는데,

나는 뭐랄까 태국 여행을 적정한 가격대에서, 잘 아는 가이드와 다니고, 친구들 만나서 놀고, 

생활 필수품 구입하고 등등 뭐랄까 베트남에서 빈둥대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이 보낸는 것 같다.


내게 있어서의 태국여행은 뭘까.

쉽게 정해지지 않는 그러니까 여행과 친지방문의 중간정도 되는 그런 것인지.


ㅈ녀석에게 이런 생각을 말했었다.


"나는 말이야. 왜 방콕에 오는걸까?"

"속옷 산다며" -_-*

"시끄러. 뭔가 좀 더 근원적인 이유가 있지 않을까?"

"뭐야. 태국여자를 노리고 오는 것이군. 이거 위험한데"

"아아- 만일 그거라면 이 시간에 너랑 메기나 먹고 있지 않겠지"

"하아- 넘 답답하게 생각하지 말라구. 넌 멍청한 geologist야. 단순하게. 오케이? 그나저나 4월에 나 베트남 가면 지인하게 쏘는거다"

"아아 무식한 엔지니어"


여기까지 생각이 흐르자 문득 베트남에 돌아가기가 싫어졌다.





지금시간 1시5분. 스완나뿜 공항 Louis' Tavern에서 글을 쓰고 있다.

20분있다가 보딩이고 다시 1시간 30분 후면 탄손녓 공항이다.

또 열심히 돈벌어서 태국이나 놀러와야 겠다.

오늘 저녁은 맥주에 싱가폴 누들이 될 가능성 80%.

여행이 끝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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