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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일본 토끼들이 다녀갔다

by mmgoon 2023. 12. 21.



전화가 온다.

“아아 연말연시 잘 보내고~”
“아아아 그게 중요한게 아니야”
“그럼?”
“그러니까 우리 님하들이 너네 님하들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연말이라서 호주로 가는 것은 무리야”
“그게 아니고 말이지… …..”

그러니까 무슨 이유에서인지 일본 토끼 두 부류가 하나는 일본에서 하나는 호주에서 모두 한국으로 연말에 날아오고 싶다는 그런 얘기였다.

“목적은?”
“그러니까 양사의 전략적인 제휴와 향후 사업방향에 대한 논의랄까”
“결국 특별한 이유는 없다는 것이군”

요사이 이어지는 송년회에 체력이 바닥으로 떨어져서 토끼들을 맞이하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지만 전화건 녀석이 큰 눈을 껌뻑이면서 “아아 이거 참 어떻한다지” 하는 얼굴이 떠올라서 알겠다고 했다.

나중에 우리가 급할 때 써먹을 선행을 하나 쌓아둔다는 의미에서 우리 님하들에게 보고를 했더니…….

“아아 녀석들 꼭 연말에 말이지”
“아마도 일본 토끼들 내부사정이 있는가 봅니다”
“알았어. 이번에 한 번 도와주면 나중에 부탁할 때 요긴하지”

역시나 비슷한 생각이신 님하들은 오케이를 했고 토끼 녀석들이 호주와 일본에서 도착을 했다.

“아아아 엄청나게 춥다고”
“으응. 요사이 춥구만 (이번 강추위는 니넘들 때문인듯)”
“저녁은 뭐 사줌?”
“보고서용으로 사진 촬영이 필요하다고”
“이것은 일본에서 가져온 기념품”

등등의 대사가 이어졌고, 회의를 잠깐하고 저녁을 같이 먹으러 나갔다.

“자자, (눈물을 머금고 사주는) 소고기야. 먹으라고”
“얌마. 소맥에 소주를 절반이나 타는 것이 아니라고”
“야 너 파절이 잘먹네. 아줌마 여기 파절이 더 주세요“
”다음 번에는 동경에서 모시겠습니다요“
”지난 번에 호주왔을 때 왜 연락 안한거야?“
”아아 요사이 일본 MZ 세대 녀석들이랑 회식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
”이 소고기 맛있네. 좀 더 시켜줘. 글고 소주도 떨어짐“

등등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지다가 결국 2차를 갑니다.

”앗, 울 집사람이 한국가면 치킨 먹고 오랬는데. 드뎌 치킨을 먹네“
”이건 뭐야?“
”골뱅이라고 하지“
”왜 소주를 안타고 맥주만 마셔?“
”생맥주라고“

등등의 대사들 속에서 2차가 끝나고 헤어지는데  

”아핫핫하. 오늘 중요한 얘기들은 얼추 다 나눴으니 내일 회의는 실무자들끼리만 하면 될듯여“
”오 좋은 생각입니다“

라면서 님하들은 떠났다.  -_-**

연 이틀 이어지는 음주에 힘든 몸을 일으켜 회사엘 왔다.
조금 있자

”아아 우리 1층에 왔다고“
”오케이 기달려“

하고 1층에 내려가 실무자 녀석들의 얼굴을 보니…. 숙취가 가득하다.
그렇게 의욕따위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 녀석들을 데리고 회의실로 가는데

“앗 공유다”
“아아 그거 요사이 우리쪽 모델이라서 등신대를 세워둔듯”
“나 사진찍어줘 공유랑”
“얌마. 왜이래? 애들이 본다구!!!”


하지만 녀석은 다양한 포즈로 사진을 찍고 나서야 회의실로 들어갔다. -_-;;;;
그리고는 피곤한 얼굴을 양측 실무자가 이래저래 수다를 떨고나서

“자자, 해장하러 가자구”
“아아아 진정 고마워”
“갈비탕을 사주마”

녀석들은 갈비탕 국물을 연신 들이키면서 해장을 했고, 추운 거리에서 인사를 했다.

“고마워. 담번에는 우리가 삼”
“응응. 기억함. 연말 잘 보내시고”

호주 사업을 하는 일본 토끼들이 연말에 그것도 추운 날들을 골라서 다녀갔다.
아아 이제는 진정 아무 일도 없는 연말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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