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과 만나서 점심을 먹고나서 생각을 해보니 그제께 장을 볼 때 빼먹은 것들이 있더군요.
추석이라고 이거저거 그렇게 많이 구입을 했음에도 아직 필요한 것들이 남았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군요.
(네네 머리가 점점 나빠지나봐요 T_T)
그러니까 원래는 어제 만두를 빚을 생각이었는데, 재료가 하나 없어서 (뭐냐고 말하기 싫어요 -_-;;;)
냉장고에서 재료들이 놀고 있는 그런 상황이 연출되는 관계로 어머님을 집에 내려드리고 마트로 차를 몰았습니다.
마트에 도착해서 '오늘은 필요한 것들만 사리라' 라는 (헛된) 마음을 먹고 이거저거 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어엇-
저쪽에서 생선가게 청년이 톱밥 속에서 버둥대는 꽃게들을 쏟아내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저기..."
"아 1kg 드릴까요?"
"아아 그게 2kg을 주세요"
그렇게 욕심이 발동을 해서 게를 냉큼 사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게만 냉장고에 집어넣고 다시 동네 백화점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니까 가을이 훌쩍 다가왔는데 회사에 입고 갈 양복바지가 없는 겁니다. 네네 작년에 뭘 입고 다녔단 말인가요 -_-a
게다가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봐도 울 사장님이 회사 잠바를 만들어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죠.
늘 언제나 특별행사가 진행되는 동네 백화점에 들려서 항상 바지를 구입하는 가게로 향했죠.
"아아 오셨어요 (이 인간이 온 걸 보니 계절이 바뀌었군)"
"네네 그게 가을용 바지가 필요하다죠"
"여기..."
여름 바지와 같은 모양인데 약간 두꺼운 옷감인 녀석입니다.
"이걸로 주시고 기장을 줄여주세여"
"네네, 40분 있다가 오세염"
해서 시간을 보내려고 스포츠 섹션에서 후드티를 보는데 어헉- 가격이 내가 원하는 그것에 2배 정도입니다.
(원래 후드티는 츄리닝에 모자 달린 것 아닌가요? 가격이 어떻게)
그렇게 사무실에서 서늘할 때 입을 후드티를 포기하고 지하 특별전으로 내려갔죠.
앗- 오늘은 평소에 즐겨입는 게스(Guess) 청바지 특별전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저기요 이거 말이죠 반값도 안되는 거라구요"
"근가요?"
역시나 ㄹ사에 비해 100배는 친절한 아줌마의 적극적인 설득에 힘입어 청바지 2개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나오는데 엇? 뭐랄가 절대로 최신 디자인이라든가 잘 빠졌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전형적인 후드티가 50% 세일 중이었습니다.
결국 이 녀석도 집에서 계산을 하자 특별전 아줌마들이 즐거운 눈으로 인사를 해주시더군요.
집으로 돌아와서 살아있는 게들과 사투를 벌여 3회분으로 소분하고, 그 중 하나를 바로 싱가폴식 페퍼크랩을 만들어 저녁으로 먹어줬습니다.
역시나, 이 요리는 실패란 없군요. 훗훗-
냉동고에 들어찬 게들을 보니 마음도 따뜻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게요리를 잔뜩 먹고나자 배가 불렀고 도무지 만두를 만들기 싫어졌다는 것입니다.
결국,
만두는 연휴 마지막 날이 내일 하기로 마음을 먹고 티비를 켜고 빈둥거리고 있습니다.
네네, 역시나 추석에는 게요리와 과소비인것 같습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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