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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음식

쿰쿰한 베트남 전골요리 러우맘(Lẩu Mắm)

 

오늘 소개하는 베트남 요리는 러우맘(Lẩu Mắm) 입니다.
러우맘이라는 말은 젓갈로 만든 전골이라는 뜻이죠.

이 요리는 안지앙(An Giang)성의 쩌우독(Châu Đốc)시가 원산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가난한 사람들의 요리로 맘까(Mắm Cá)라고 불리는 생선젓을 이용한 남부 베트남의 음식입니다.

예전에 남쪽 사람들이 생선을 잡아서 먹고 남은 녀석들을 이용해서 생선젓을 만들었습니다. 
보통 메기류 등이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맘(Mắm)이라고 불리는 액젓이라기 보다는 페이스트 같은 느낌의 젓갈로 만드는 법은,

우선 생선에 소금을 치고 항아리에 넣은 다음 밀봉을 해서 한 달 동안 시원한 곳에 보관합니다.

한 달이 지나면 생선이 분해되면서 발효하여 페이스트가 되고 일부는 원래 생선의 모양을 가지게 됩니다.
네네, 상상하셨을 것처럼 당연히 쿰쿰한 냄새가 나죠.

이런 젓갈을 이용해서 전골국물을 만듭니다. 
젓갈을 물에 풀고, 쿰쿰한 냄새를 잡기 위해서 여러 종류의 향신료를 같이 넣습니다. 
일부 지방에서는 코코넛 워터도 넣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국물은 엷은 황갈색을 띄며 달콤한 향기가 납니다. 
여기에 생선이 들어가는데 주로 가물치, pangasius conchophilus (민물고기져), 바사 등이 들어갑니다.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약 10가지의 야채들이 들어가서 풍미를 더해줍니다.
이 중 가지는 꼭 들어가는데 생선젓의 강한 향기를 약하게 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러우람 (rau răm)도 빠지지 않은데, 쌉살한 맛을 더해주는 남베트남에서 많이 먹는 향채소입니다.
그리고 두 종류의 꽃들이 들어가는데 수련과 봉 디엔디엔(Bông điên điển) 입니다. 

이 꽃들도 역시 남베트남의 특산품으로 달콤한 맛을 국물에 더해줍니다.

 

러우람

 

봉디엔디엔 (왼쪽)

 



이렇게 시작된 남베트남이 러우맘(lẩu mắm)은 호치민시로 와서 더 다양해져서, 해산물, 소고기, 장어들이 추가됩니다. 
그리고 식당에서 먹을 때에는 우리 신선로 비슷한 그릇에 조리를 해줍니다.

 

왠지 익숙한 형태의 전골그릇

 


솔직히 이 음식은 베트남 친구들도 “아아 90년대 분위기가 난다” 라고 하는 음식입니다.
베트남 살 적에 우리집 근처에 러우맘을 파는 식당이 있어서 직원들이랑 회식을 했었는데, 그 때도 “미스터킴은 이런 집을 어떻게 알아요?” 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격은 20만~35만동 (1만원~1만7천원) 정도 했었는데, 이제는 더 올랐겠지요. 
여럿이 나눠 먹는 음식이라서 비싼 것은 아닙니다.

간만에 쿰쿰한 음식이 떠올라서 한 번 소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