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을 떠나서 산지 꽤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문득문득 베트남 음식이 떠오르는 때가 있습니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서 진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문득 분맘 (Bún Mắm)이 떠올랐습니다.
라면을 먹으면서 뭐랄까 덜 뜨거운 그 정도 온도의 국물에 쿰쿰한 향기와 맛이 나는 국수가 먹고 싶어지네요.
그래서 한 번 소개해 봅니다.
오늘 소개하는 분맘(Bún Mắm)은 원래는 메콩강 하구의 지방인 속짱(Sóc Trăng)에서 기원한 국수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뭐 메콩강하면 떠오르는 쌀, 그러니까 베트남 남부 곡창지대의 쌀로 만든 쌀국수인 분(Bún)을
다시 메콩강하면 왠지 많이 있을 것 같은 생선을 잡에서 발효시킨 젓갈인 맘(Mắm)을 넣어 만든 국물에 말아서 먹는 녀석입니다.
물론 국물에는 타마린, 각종 향신료, 레몬글라스 등등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집집마다 들어가는 내용과 양이 달라서 맛이 차이가 나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생선젓이 들어간 국물에 (덕분에 쿰쿰한 향기가 있져) 쌀국수를 말아먹는 것인데 여기에 추가로 올라가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물론 집집마다 차이는 있지만, 생선살, 어묵, 오징어, 새우, 바싹하게 구운 삼겹살 등이 대부분의 집에서 올라갑니다.
분맘은 완전히 베트남 기원이라기 보다는 캄보디아 기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재의 베트남 남부인 속짱(Sóc Trăng)과 짜빈(Trà Vinh) 지역을 다스리던 캄보디아, 그러니까 당시는 크메르 제국에서 기원한 음식이란 설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중국의 영향도 일부 있는데, 국수에 올라가는 빠삭하게 구운 삼겹살은 중국식이라는 것이죠.
현재까지도 속짱에는 크메르인과 중국인들이 나름 많이 거주한다고 합니다.
뭐 이렇게 외국에서 유래되었다고는 하지만 분맘(Bún Mắm)은 명실공히 베트남 남부 음식입니다.
그리고 남부 음식답게, 국수 위에 이런저런 다양한 채소들을 올려서 먹습니다.
다양한 채소가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게 올라가는데, 이 중에는 지압까(giấp cá) 같은 비린 맛이 나는 향채소도 포함되기 때문에 혹시 향채소에 약하신 분들은 각자 취향을 고려해서 미리 테스트해서 올리세요.
솔직히 분맘은 퍼나 분띳능, 후띠우 등에 비해서 약간 진입장벽이 있는 국수입니다.
그 쿰쿰한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한 번 맛을 들이면 이렇게 가끔 생각나는 음식이네요.
예전에는 한 4만동(2000원) 정도 했었는데, 요사이 호치민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서 이거보다 올랐을 가능성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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