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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고립의 결과

by mmgoon 2021. 8. 12.

 

 

그러니까 재택근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회사에 나가려면 뭔가 핑계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매일 찾느니 집에서 근무하는 편이 쉬고 이제는 뭐랄까 집에서 채팅으로 업무를 하는 것에 익숙해진 그런 상황입니다.

얇디얇아진 사회관계야 이미 이라크의 삶을 통해 충분히 단련되어서 아파트 안에서만 사는 라이프 스타일은 큰 문제가 없습니다.

네네, 뭘 하려고만 하지 않으면 큰 스트레스는 없져.

 

이런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슬슬 이런저런 변화들이 생겨납니다.

그 중에 하나가 팬트리를 자꾸 채우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근무를 하면 밥도 주고, 마실 것들도 주고 등등 하니까 이런 일을 하지 않았는데,

집에 있다보니 왠일인지 인터넷 주문이 늘어났습니다.

그것도 주로 생존과 관련된 먹을 것들이 말이지요.

 

어제도 주문한 참치 통조림들을 팬트리에 세우면서, 그득한 라면들과 베트남 국수들과, 소스들과, 쌀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런 것이 일종의 고립의 결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뭔가 이라크 한 아파트에서 이런저런 사유로 식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을 염두에 둔 행동과 유사합니다.

 

세상은 이런 식으로 큰 이벤트를 기점으로 변화의 방향을 잡는 것 같습니다.

지금 하는 일도 뭐랄까 녹색 포장을 해야하고 (심지어 그 최전선에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식의 풍족한 팬트리 만들기를 해대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 포스팅을 쓰면서도 어제 마지막 녀석을 먹어버린 베이크드 빈스를 인터넷 주문할까 사러 나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늘상 변화없는 편안한 일상을 꿈꾸지만 잘 안되는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

변화라는 것은 나중에 보면 뭐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하겠지만 그 당시에는 짜증나고 불안한 것이니까요.

오늘도 더우려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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