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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버스를 탄다는 것

by mmgoon 2020. 11. 17.




매일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합니다.

그러니까 하루에 적어도 2번은 버스를 타는셈입니다.


저는 정말 오랫동안 버스를 비롯해서 대중교통수단을 거의 이용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두바이에는 대중교통이 완전 별로라서 차를 몰았었고,

이라크는.... 네네 경호팀이 저를 이동시켰죠 -_-;;;

베트남에서도 회사까지 걸어서 10분이었으니 걸어다녔고,

U Town에서도 길 두개만 건너면 회사였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연말부터 회사를 옮기면서 꼼작없이 버스를 타고 다닙니다.

네네 마음음 회사 근처에 집을 얻고 싶지만.... .... ... 돈이 없어요 -_-;;;;;;




이렇게 이제는 익숙하게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뭐랄까 버스를 탄다는 것은 이런저런 적응을 필요로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네 뭐 십 수년만에 버스를 타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요사이 적응 중인 것은 그러니까 임산부 등록 마크라는 것이죠.

처음엔 몰랐는데 가끔 버스에 앉아있으면 왠 동그란 뱃지를 가방에 매단 분들이 서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이게 임산부라는 증거이고 뭐랄까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고 쓰여있습니다.


아아-


그 동안 무지로인해 제대로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이 몰려왔습니다.

그 이후로 버스를 타서 자리에 앉으면 옆에선 사람이 혹시 이런 뱃지가 있나 살피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원 버스에서 여성을 흘낏거리면서 대놓고 보는 것도 별로 보기가 좋지 않고,

휴대폰에 집중하거나 전날 음주로 인해 졸거나 하면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아아-


오늘도 메일을 확인하고 답장을 하나 보내느라 정신을 잠깐 놓았다가 옆을 보니 헉- 뱃지가 보입니다.

수줍수줍하게 자리를 양보하자 무표정하게 앉는군요.

왠지 


'아아 이 인간 외국에라도 살다온거야? 이 뱃지를 무시하다니'


뭐 이런 마음을 가졌을 수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이래 저래 버스를 탄다는 것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든다는 생각입니다.

피해를 주지 않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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