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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사이공/베트남 이야기

베트남 용 두 마리와 달 - 루옹 롱 쩌우 우엣 (Lương Long Châu Nguyệt)

 

 

 

베트남 공동주택, 사원, 사찰 등에 문화재들을 방문하면 위에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두 마리 용들(가끔은 한 마리)이 가운데 둥근 모양을 바라보는 지붕 장식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베트남 말로 루옹 롱 쩌우 우엣 (Lương Long Châu Nguyệt) 즉 말 그대로 달을 바라보는 용이라고 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 달을 보는 용 장식에 관한 것입니다.


달을 바라보는 용(루옹 롱 쩌우 우엣, Lương Long Châu Nguyệt)은 두 마리의 용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일종의 상징입니다. 
일반적으로 두 용의 가운데에는 달을 상징하는 원 모양의 장식이 있습니다. 
이 장식은 만든 디자이너에 따라 그리고 장소마다 용과 달 모양이 다르게 표현됩니다. 
여기에 연꽃, 학, 구름 등 다른 모티브를 결합할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용과 달은 빠지지 않습니다.

 

베트남에서 용은 4대 신성한 동물 중 하나입니다. 
가장 강력한 신이며 우리나라 조선시대와 같이 왕족의 상징입니다. 
베트남에서 용은 음과 양의 힘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자연 우주의 힘이 결합된 것으로 생각되어집니다. 

지붕 위의 두 마리의 용은 음과 양의 균형 잡힌 힘을 상징합니다.

달을 바라보는 두 마리의 용은 베트남적인 것으로 아시아 국가들과 다릅니다.
중국 용과 비교했을 때 발에는 보통 진주가 달려 있고, 몸은 음양의 모양으로 구부러져 있으며 서 있는 자세를 취합니다. 

일반적으로 베트남 용은 몸이 길고 부드럽습니다. 
유연한 베트남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용은 리(Lý) 왕조의 용들입이다. 
보통 달을 바라보는 용에 표현되는 용은 비늘이 생략되기도 하고, 있다 하더라도 작고 매끄러운 비늘로 표현됩니다. 

용의 몸은 항상 1년의 12개월에 해당하는 12개의 부분으로 나뉩니다.
이 12개의 곡선은 1년의 달의 길이와 날씨, 계절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베트남에서 용은 농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는 다이비엣(Đại Việt, 베트남 이전 명칭) 벼농사 문명의 특징에 기인한 것입니다. 
당시에는 과학과 기술이 아직 발달하지 않아 농사의 성공은 100% 자연 날씨에 달려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일년 내내 좋은 날씨와 바람이 있기를 용에게 빌었습니다 
용은 풍성한 수확 비와 폭풍을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용은 사람들의 삶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두 마리 용의 가운데 위치한 달은 신성의 상징입니다. 
베트남에서 달은 인간의 정신적 에너지를 대표한다고 합니다. 

달은 고대 베트남 사람들에게 매우 심오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람들은 달을 숭배해왔습니다. 
달은 일기예보에만 국한되지 않고, 나라의 운명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달의 색깔이 파란색이면 그 해에는 자연재해와 홍수가 있을 것으로, 황금빛 달이 밝게 빛나면 나라는 평화롭고 강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태양이 왕을 상징하는 반면 달은 여왕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달에 대핸 숭배는 고대 농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습니다. 
음력 8월 15일은 보름달이 가장 큰 날로, 농번기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새로운 작물을 수확하고 파종하는 것을 마친 때였고, 가족들과 집 앞에 과일과 과자를 차리고 달을 구경했습니다. 

인생에 흔치 않은 여유로운 순간을 따뜻한 황금빛 달빛 아래서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냈던 것입니다. 

 

 

 

 

이런 두 상징들이 합쳐진 달을 바라보는 두 마리의 용은 우주의 힘을 상징합니다. 

공동주택, 사찰, 탑, 신사의 지붕 위에서 두 마리의 용들은 달을 향해 머리를 향하고 있습니다. 
몸은 12개의 곡선으로 휘어져 있으며, 눈은 위를 바라보고 머리는 숙여 복종하는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이는 자연, 즉 우주에 복종하는 영적인 힘을 의미합니다. 

달을 향한 두 마리 용의 상징 중에는 고귀한 영성을 높이기 위해 불, 연꽃, 구름 등으로 장식된 것도 있습니다. 
일부 사원에서는 달 표면이 다르마 (Dharma, 만물을 지배하는 진리, 법칙, 이법, 그리고 인간이 지켜야 마땅한 의무, 도리, 규범 등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 바퀴로 대체되기도 하는데, 이는 부처님의 다르마의 진실을 상징합니다. 
고대로부터 법륜을 마주보는 두 마리 용의 모습은 베트남의 사찰과 신사에 새겨져 왔습니다. 행운을 가져다주고 사원의 신성함을 보호합니다.

풍수적으로 살펴보면, 달을 향하고 있는 두 마리의 용은 큰 행운을 가져오고, 행운과 번영을 불러들인다고 합니다
많은 풍수가들은 달을 향하고 있는 두 마리 용이 가져오는 생명력은 동쪽에서 온다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달을 바라보는 두 마리의 용은 새벽의 첫 빛을 맞이할 수 있도록 가장 높은 위치에 두어야 하고 이런 이유로 지붕에 설치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베트남을 방문하면 볼 수 있는 두 마리의 용이 달을 바라보는 장식 즉 루옹 롱 쩌우 우엣 (Lương Long Châu Nguyệt)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이 장식은 예전부터 아마도 현대까지 베트남 사람들의 역사, 문화와 삶에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 수 있네요.
베트남 여행하다가 이 장식을 보시면 뭔가 아는 척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