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숙소에 도착을 했다.
예상한대로 서울은 U Town에 비해 훨씬 춥고 비어있었던 방은 보일러를 틀었지만 도무지 따뜻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티비에 HDMI 케이블을 연결해서 넷플릭스를 틀고 이것저것 정리를 한다.
내일은 첫 출근이다.
예전에 이전 직장에서 처음 출근하던 날을 떠올려볼까 했는데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20대의 청년의 첫 출근과 내일의 출근은 다르겠지.
덕분에 아직 출근에 대한 현실감이 없다.
대부분의 짐들은 아직 U Town에 있고,
심지어 대부분의 인간관계들과 추억들도 그 곳에 있다.
언젠가는 이 날을 떠올리며 쿠울하게 보냈다고 이야기하겠지만 지금은 정말 쿠울하게 정신을 유지하려고 노력중이다.
별로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저녁을 먹었고,
이라크에서 힘을 주던 맥심 커피믹스를 타서 마셨다.
그리고 이렇게 시간이 흘러 내일 아침에 새로운 회사로 출근을 하면 맑고 밝은 새로운 스테이지가 펼쳐있을 것이라고 우기고 있다.
서울의 밤이다.
날씨도 마음도 추워서 어딘가로 나가서 걸어다니고 싶지도 않고,
시간이 빨리도 천천히도 가는 것이 싫고,
속도 별로이고.
하지만 뭐랄까 아마도 1999년 정도에 아무런 생각없이 떠났던,
그리고 지금까지 수 십년간 복귀하지 못한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으음...
지금까지의 살이 고향으로 회의에 대한 노력이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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