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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U Town Daily

소파 이야기

by mmgoon 2018. 7. 27.




지난 수 년간 외국 아파트들을 전전했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있었던 아파트의 특성상 인테리어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구조여서 (외국인 노동자용 아파트랄까) 

기존의 가구에 내 침대 정도나 바꾸는 식의 삶을 살았었다.


이러다가 이번에 한국으로 오면서 암 것도 없이 홀라당 비어있는 아파트를 바라다 보면서 

(당연한 한국 시스템이지만 외국 살이가 오래되서 깜짝 놀랐다)


'아아, 뭔가 이 아파트에 대한 인테리어 대책이 필요하군'


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도데체 그 동안 회사생활을 계속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통장에는 저렴한 수준의 잔액들만이 나를 보고 웃고 있었고, 

아무리 마이너스 통장을 만든다고 해도 그리 여유롭지 않은 현실이란 것을 쉽사라 알 수 있었다.


결국,

막막하지만 인테리어에 대해서 


'가능한 있는 녀석들을 활용하고, 미니멀리즘으로 가자' 


라는 대원칙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갔다. 이렇게 쓰면 뭔가 대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새로 가구를 사지 말고 어떻게든 있던 녀석들로 연명하자'


라는 빈티나는 계획이다.


이 실행계획의 결과중 하나로 소파를 새로 구입하는 대신에 이 나라 저 나라를 전전하다 보니 어찌어찌 남아돌게 된 싱글 매트리스를 

적당히 껍질(?)을 씌우고, 베트남에서 구입한 쿠션들과 연동(?)시켜 소파 대신 일종의 좌식 소파로 사용하고 있다.


뭐, 생각해보면 베트남에서도 소파가 있었지만 노트북을 쓰거나 음식을 간단히 먹거나 할 때에는 바닥에 앉아서 처리했었다.


그러나 이 계획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으니....

바닥에 앉아서 편하게 티비를 보고 간식을 먹거나 하는데에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녀석의 본질이 침대 매트리스인 관계로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려고 하면 바로 깊은 잠에 빠지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퇴근을 해서 저녁을 먹고, 에어컨을 켜고 소파에 앉아서 약 30분 정도 티비를 보면 어는 순간 꿈나라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새로 소파를 사려니 집도 좁고 돈도 없고 (흑흑-) 그런 상황이고.

소파를 사면 매트리스도 버려야 하는데 이것도 그렇고.... 나름 편하단 말이지

역시나 인테리어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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