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쁩니다.
뭐 그러니가 정확하게 말을 하자면 마음만 이리저러 바쁘고 있습니다.
"당신 인생이 어짜피 이동의 연속 아니었나?"
라고 물으신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뭐랄까 매 번 움직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 왜 이리도 정부는 이런저런 문서들을 요구하는가
- 왜 그리 남아돌다던 집들이 내가 들어가려고 하면 자취를 감추는가
- 왜 떠나려고 마음만 먹으면 이 곳이 아름다워 보이는가
- 왜 평소에 가만이 있었던 일들이 떠난다고 말을 하는 순간 '가시기 전에' 라는 말로 시작해서 덤벼드는가
- 왜 미니멀리즘을 부르짓던 내가 이리도 짐이 많단 말인가
뭐 이런 것들을 매일매일 느끼면서 반성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 그러니까 이쪽 아파트는 새로 만들기는 했는데 주변시설이 없지요"
"약간 구도심쪽에 가까운데 겨울에는 관리비가 나오는데"
"아니면 아에 ㅇㅇ동쪽으로 알아볼 수도 있어요"
도데체 ㅇㅇ동이 어떤 곳인지 아니면 구도심은 어디인지
주변 시설이 없다는 말이 수퍼 같은게 없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문화시설을 말하는지
뭐 이런 고민도 하고 있고요.
태어나서 한 번도 살아본 적이 없는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것은 뭐랄까 이런저런 도전이 주는 스트레스 상황입니다.
어제 저녁에 다 귀찮고 해서 간만에 베트남 반쎄오 집에서 맥주나 한 잔 하려고 했는데
하늘을 보니 천둥 번개가 내려 꽂히고 있어 깨끗히 포기하고 집에서 라면을 끓여먹었죠.
네, 이거저거 포기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어제 조금 큰 수퍼에 갔다가 베트남 스타일 초저렴 티폿과 찾잔들을 구입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녀석들은 손님 접대용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차를 즐길 때 사용하는 녀석들인 것이죠.
시간내서 출발 전에 베트남 차들이나 구입을 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곳에 가서 베트남에서 가져온 차를 마시면서 이 곳을 떠올릴 날이 곧 오겠죠.
에궁.
아침에 출근을 해보니 다행히 본사가 휴일이라서 (왜 노는 것인가 난 일하는데 -_-*) 상대적으로 조용합니다.
하지만 이삿짐 견적내러 사람들이 온다고 연락이오고,
베트남에서 범죄경력 증명서를 발급받는데 2달이 걸린다는 얘기도 들었고 (하아-)
핸드 캐리해야할 컴퓨터가 4대, 아이패드, 외장하드 6개에 SLR과 렌즈가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고
(이래서 무소유를 해야하는데 말이죠 -_-;;;)
뭐 이런 날들입니다.
곧 평안함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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