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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달랏산 딸기와 부활한 블렌더

by mmgoon 2018. 3. 6.

어제 퇴근을 하다가 수퍼에 들렸다.

몇몇 야채들을 고르는데 저쪽 과일 코너에 아줌마가 세일 표시를 추가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아아, 딸기가 추가 세일인가요?"

"그래요 이제 50% 세일이라고요"

"글쿤요"

"도데체 왜 이 달랏산 딸기는 잘 안팔리는지 모르겠어요. 한국산은 잘 팔리는데 말이죠"


요사이 베트남에 외국산 과일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 중 한국산 배와 한국산 딸기는 나름 인기가 있는 제품이다.

달랏산 딸기는 베트남 기후 특성상 딸기가 잘 재배되지 않아 시원한 달랏에서 딸기가 재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솔직히 달랏산은 우리나라 딸기에 비해 신 맛이 강한 편이다.


달랏산 딸기의 자태. 물론 내가 구입한 녀석들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울 수퍼에서 왠만해서는 하지 않던 30% 세일가로 판매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랏산 딸기들은 오래 방치되었고,

오늘 아줌마가 50% 세일의 초강수를 둔 것이다.


달랏산 딸기를 살펴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눈길이 느껴진다.

옆에서 아줌마가


'그래 니가 남은 3통을 꼭 사가지고 같으면 좋겠구나'


라는 강렬한 염원이 담긴 눈길을 보내고 계셨다. -_-;;;;


결국 남은 세통을 삭 쓸어가지고 집으로 왔다.

먹어보니 역시 한국산에 비해 새콤 아니 시다. -_-;;;;;;

씻은 다음 일부는 티비를 보면서 우물거리고 나머지 대부분은 슥슥 썰어서 딸기청을 만들었다.

말이 딸기청이지 그냥 썬 딸기에 설탕을 뿌려둔 것이다.


그리고는 아침에 일어나서 얼마 전에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본 쥬스 레시피를 응용해서


딸기청+냉동 블루베리+물 조금+화이트 와인 쬐애끔


을 블렌더에 넣고 갈아서 마셔봤다. 으음... 나름 괜찮다.

이런 식으로라면 이전에 방식에서 요구르트와 꿀을 절약할 수 있을 듯 하다.


출근을 하면서 생각을 해 보니 결국 달랏산 세일 딸기가 조용히 잠을 자고 있던 블렌터 녀석을 살린 것이다.

(참고로 녀석과 관련된 포스팅)


뭐 다 인연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