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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그리하여 베트남어 수업은 시작되는가




그니까 그게 소장님 모시고 술마시러 갔을 적인 것 같은데 문득 주문할 일이 생겼었죠.

ㄴ부장님께서 수 차례 영어로 시도를 했으나 우리 종업원 언니는 


"뭔 소린지..."


하는 반응이어서 간만에 베트남 어로


"엠아 그니까 이건 이렇게 해주고 이거이거 더 주문이얌"

(네네, 너무 간단한 베트남어죠 -_-;;;;)


했더니 언뉘는 좋아라하면서 주문을 넣고, 

그 이후 뭐랄까 말이 통하는 인간인 내게만 관심을 쏟는 그런 상황이 연출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소장님 맥주잔이 비어도 무시를 하다가 내 맥주잔이 1/2만 되어도 잽싸게 채워준다든지...)


이런 상황을 겪으신 소장님께서


"이런.. 쒸... 더러버서. 야- ㄴ부장아 당장 사무소에 베트남어 수업 실시햇!!!"


하셨고, 모티베이션을 역시나 받은 ㄴ부장님의 헌신적인 준비로 베트남어 수업이 시작되었답니다.

그리고 며칠전에 이메일이 하나 옵니다.


'짜잔, 울 사무소도 베트남어 수업을 시작한답니다. 하고픈 분들은 오전/오후 골라서 신청해주세염'


생각해보면 이전에 근무할 적에는 

후엔 선생님, 옙 선생님, 자오 선생님들을 골고루 모셔가면서 이런저런 수업을 들어서 

대충 베트남어를 떠듬거릴 수 있었는데,

이라크 근무하면서 다 까먹어 버린 관계로,

오후에 베트남어를 듣겠다고 이메일로 신청했습니다.


그러자,


"아앗, 미스터킴은 베트남어 하자나여"

"뭔가여? 젊은 여자 선생님을 노리는 건가요?"

"왜여? 요새 밤에 놀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심심한 건가요?"


등등의 반응이 옵니다. 도데체 이 넘의 나라에는 비밀이란 게 없다니까요.


굴하지 않고 신청을 관철하자 소장님이 전화로


"야야, 이거 치사하게 어떻게 니가 초급반이야!!! 게다가 나랑 같은 반이라고!!!"

"아아 그게 말이져 소장님 그 동안 다 까먹어서리...."

"아쭈, 베트남어 모르는 소장을 아에 수업시간에 밟아버리겠다?"

"아니져. 소장니 저를 어찌보시고"


라고 하십니다.


4월초부터 시작된다고 하던데, 과연 위기에 처한 김부장은 제대로 수업을 들을 수 있을까요?

네네, 저도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