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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베트남에서 과일 사기

by mmgoon 2016. 1. 25.




베트남에 사는 것이 좋은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넘쳐나는 다양한 과일을 저렴하게 즐길수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늘 찾는 것이 있지 않고 계절을 타기는 하지만 뭐 충분히 이해하는 수준이다.


간단한 과일은 1층 수퍼에서 구입하지만 가끔 시장에 나가서 잔뜩 구입을 해서 먹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어제 아침에 시장엘 갔다.


평소에 자주 구입하는 가게에서 과일들을 보고 있는데, 아마도 나와 거래하는 아줌마의 아들녀석으로 보이는 젊은 친구가 오더니


"아아, 20만동(만원)에 드릴께염"


한다.

너무 놀라서 (지난 번에 10만동에 샀다) 뭐 이런 미친 하는 표정을 짓고 다른 가게들을 구경했다.


생선과 (조기 비슷한 맛이 나는 녀석 득템!!!) 몇몇 야채를 구입하고 다시 과일가게로 돌아가니 아줌마가 아들 녀석과 있다.


"얼마에염?"

"15만동인데 안킴(미스터킴)은 13만동에 줄께"

"지난 번에 10만동에 줬자나여"

"어허- 텟이 다가와서 물가가 올랐다구"

"무슨 텟이 벌써 와염?"

"글쎄말이야. 장난 아님"


그래서 12만동에 과일을 사고 봉지를 건네 받으면서


"그나저나, 아들?"

"아들이야"

"아까 저 보고 20만동 달라던데..."

"아아-"


아줌마는 단골손님 못알아봤다고 아들을 구박하기 시작하셨고 나는 총총 자리를 떴다.

시장 초입으로 나오는데 조개 할머니가 날 부른다.


"안킴. 조개를 사라구"

"얼마에염?"


뭐랄가 할머니에 꼬임에 넘어가서 남은 조개를 싹 쓸어서 구입을 했다. 

뭐 나는 저렴하고 할머니는 일찍 집에가는 일종의 윈윈 거래이기는 했지만 당분간 파스타는 봉골레로 결정이 되어버렸다.


집에와서 구입한 과일을 일부는 냉장고에 일부는 과일 접시에 놓아두니 당분간 과일 걱정이 없시 신나게 먹겠다는 생각도 들고,

어무니한테 혼나던 과일 가게집 아들 녀석도 생각나고,

안면을 트고 안트고에 따라 2-3배의 가격이 휙휙 왔다갔다하는 시장의 메커니즘도 떠오른다.


대충 베트남 과일 사기를 정리해보자면...


-  아직까지도 베트남에서 신선한 과일을 좋은 가격에 구하려면 시장이 젤로 좋다.

-  그러나 가격은 거래 횟수와 서로 아는 정도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것'과 '나중에 두었다가 먹을 수 있는 것' 을 골라서 구입할 수 있는 막대한 장점이 있다.

-  베트남 설이 다가오면 시장 물가가 오른다. 그렇다고 설이 지나간 다음에 물가가 내리지는 않는다.

-  역시나 장사는 아줌마들이 잘한다.

-  그나저나 이 번 달은 과일과 봉골레 파스타만으로 나야한다.


뭐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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