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소위 '아침형 인간이 되라' 라는 글을 읽었다.
지금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결론은 성공하고프면 그리고 자신의 시간을 충실히 쓰고 싶으면 아침형 인간으로 거듭나라는 얘기었다.
그러나
나는 전형적인 저녁형 인간이다.
당근 늦게 일어나는 것이 축복이고, 밤의 시간이 더 소중하다.
그렇지만 이 소위 아침형 인간의 이론이 나온 이후로 부터 주변 사람들과 자신으로부터 왠지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할 것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뭔가 아침형이 저녁형 보다 우월하다는 느낌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러던 오늘,
늘 한 밤중에 시작되서 새벽에 끝이 나던 (혹은 그 다음 날, 심지어 다음 다음 날까지 이어지는) 물리검층 작업이 오늘 새벽 4시에 시작되었다.
집에서 3시30분에 나와서 일을 시작했다.
아아 그런데,
이게 엄청난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되어서 시계를 보면 아직 9시고,
배가 너무 고파서 시계를 보면 아직 10시고,
아무튼 아침시간이 너무나 길었다.
졸리니까 자지 않기 위해서 계속 일을 해야만 했다.
게다가 이게 조금이라도 마음이나 몸을 놓으면 정시에 출근한 주변인들과는 구분되는 나태함이 나타나버려서
제길 끊임없는 자기 반성과 나태에 대한 저주를 보내야 겨우 '정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오자 마치 하루가 끝난 느낌이 든다.
그러니까 배가 고파서 점심도 일찍 먹고 왔더니 아직도 한 참 점심시간이 남았고,
점심시간이 길어지자 1시가 되자마자 업무에 재돌입을 하는 것이다.
뭔가...
이 소위 '아침형 인간' 이라는 테제는 불쌍한 김과장을 노동의 최전선으로 극도의 효율성으로 내몰고 착취하려는 매판자본의 냄새가 풍긴다.
아아-
이런 음모를 하나 발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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