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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S Town Daily

비가 온 다음 날

 

 

(어제 쓴 글입니다)

 

어제 비가 많이 올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고, 정말로 회사에 도착하자 창밖으로 저녁처럼 어두워 지면서 많은 비가 왔다. 
그해봐야 샐러리맨의 일상이란 것은 이메일에 답장들은 날리고, 회의를 몇 번 하고, 보고를 하고 등등 전형적인 월요일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길은 비가 그리 많이 내리지 않았다.
물론 버스들이 뭔가 이상한 출도착과 운행을 보여줬지만 이 정도는 비가 오는 상황을 생각하면 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집으로 향했다.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고, 오늘 아침이 되었다.

평소처럼 준비를 마치고 가방을 메고, 아주 흐린 하늘 아래를 걸어서 버스를 탔다.
평소 정도의 사람들이 버스 안에 있었고, 라디오를 듣고 있는데 문자가 하나 온다.

“아아, 그러니까 비가 너무 많이 왔답니다. 완만하시면 집에서 근무를 해주세여”

이런 문자는 뭐랄까 출발하기 전에 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그렇다고 달리던 버스에서 돌아가기도 그래서 회사에 도착을 했다.

역시나,
사무실은 텅 비어 있고 엄청난 고요가 가득하다.

오늘 워크숍을 가려던 무리들이 포기하고 사무실로 돌아온 것 이외에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을 나서기 전에 회사의 문자를 받은듯 하다.

물론 80년만에 이런 식으로 비가 내린 것이기도 하지만 코로나도 그렇고 인간이 나름 교만한 발전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지만 너무나 기초적인 것들에 의해서 쉽사리 그 삶의 방향을 바꿀 수 밖에 없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뭐 이런 소리를 해봐야 쓸데없는 곳에 관심이 늘어가는 식으로 나이를 먹는다는 느낌이지만 평소보다 조용한 사무실에 앉아있으니 별 생각이 늘어난다.

에궁- 오늘 심심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