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새로운 소프트웨어 구입을 위해 윗분들에게 이래 저래 설명을 해야했다.
"아니 김부장아 인간적으로 무슨 소프트웨어가 2억이 넘어!!!"
"그게요.... 원래 이쪽 소프트웨어 만드는 녀석들이 다 도둑넘들이에여"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거 없으면 정말 못해?"
"그렇다고 전자계산기로 할 수는 없으니까여"
결국 내가 급하다고 하니 허락을 해주겠지만 (작년부터 말씀드렸자나여 -_-;;;) 조금 더 깎아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다음 달에 사준다고 미리 땡겨서 쓰고 있는데 더 깍아보라면 업자 녀석들이 죽이려고 할텐데 -_-a
이렇게 간만에 IT 문제로 머리를 쓰고 자리에 와서 앉으니 옆에서 막내가 낑깅거리고 있다.
"뭔데?"
"아아 팀장님 워크스테이션이 안켜저여"
"봐봐"
"아아 흑흑. 오늘까지 소프트웨어 깔아둬야 하는 데 말이져"
"이거 왜 하드를 인식 못하는거야. 바이오스 세팅 봐봐"
"바이오스여?"
결국 녀석을 밀어내고 왠일이지 날아간 바이오스 다시 잡아주고 부팅을 했더니 잘 된다.
그러고 있는데 다른 녀석이 말을 걸어온다.
"오오 팀장님 (니 나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아시네여"
"잘 알기는 뭐. 그나저나 너 왜 아직까지 윈도우 7을 쓰고 있는거야?"
"왜여?"
"야야, 회사 워크스테이션에서.... 하아- 암튼 윈도우 10으로 올려놔"
"왜여. 저는 할줄 몰라여"
"이게 너 공대 나왔자너"
"몰라여. 저는 그냥 이 컴퓨터 안에 요정이 살고 있다는 생각으로 다룬다구여"
"문제는 그 요정이 늙었으니 새 요정으로 바꾸라는 거야"
"저는 요정을 바꾸는 일은 모릅니다여"
결국 내가 윈도우 10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물론 윈도우 요정 따윈 없으니 조금 있으면 다 업그레이드가 끝날 것이다.
아까 두 컴맹 녀석들은 점심을 먹으러 지들끼리만 나갔고, 간단히 국밥을 먹고 왔더니 사무실은 조용하다.
커피를 홀짝 거리면서 드는 생각인데, 뭐랄까 이 세상은 컴맹들에게 조금 더 따뜻하다는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나저나 이따가 저녁에 회식이 있는 건가.
집에 일찍 가고싶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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