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아시다시피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시절을 보냈습니다. 이런 연유로 인해서 베트남에는 그 당시 프랑스식 건축물들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에서인지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인 구스타프 에펠(Gustav Eiffel, 네네 에펠탑을 설계한 그 사람이죠)이 지었다고 알려진 건축물들이 몇몇 있습니다.
뭐
'아아 역시 에펠이군'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나쁜 것은 아니겠지만, 그냥 여행도 못가는 우울함에 차가운 현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
그래서 오늘은 이 중에 대표적 3가지를 소개합니다.
하노이의 롱비엔 다리 (Cầu Long Biên)
하노이 홍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로 하노이의 호안키엠(Hoan Kiem) 지역과 롱비엔(Long Bien) 지역을 연결합니다.
식민시절에는 폴 두머(Paul Doumer) 다리라고 불렸습니다.
오랜 시간 하노이에 있어왔고, 월남전을 이겨낸 상징적인 다리로 하노이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입니다.
실제로 이 철교를 설계한 사람은 에펠이 아닙니다. 네네 오늘은 그런 포스팅이죠.
에펠이 설계했다는 이야기는 아마도 이 철교를 설계하고 건설한 회사인 Daydé et Pillé 인데,
이 당시 입찰에 에펠이 있었던 Société de construction de Levallois-Perret 라는 회사도 참여를 했기 때문에 생겨났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후에의 쭈옹 띠엔 다리 (Cầu Trường Tiền)
이 다리는 프랑스 식민시절에는 르 뽕 탄 타이(Le Pont Thành-Thái, 탄-타이 다리)라고 불렸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이런 이유로 일부 베트남의 관광관련 문서에서
‘탄타이왕 9년 (1897)에 에펠이 디자인하고 에펠의 회사가 이 다리를 건설하기 시작해서 탄타이왕 11년 (1899)에 완공하고 왕의 이름을 따서 탄-타이교라고 명명했다’
라고 적혀있어서 이런 오해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이 다리는 Schneider et Letellier (Société Schneider et Cie and Cie de Letellier)사가 건설을 하였고 1901년까지 완공되지 못했답니다.
후에의 흥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이 다리는 비로 에펠이 설계하지는 않았지만 사진을 찍는 포인트입니다.
호치민시 중앙 우체국 (Bưu Điện Trung Tâm Thành Phố Hồ Chí Minh)
마지막은 예전에 호치민 살 때 회사가려고 매일 지나다니던 호치민시 중앙 우체국 (부 디엔 쭝 땀 탄 포 호치민)입니다.
아마도 호치민시를 관광하시는 분들은 분명히 방문을 하시는 이 호치민시 우체국을 에펠이 지었다는 얘기를 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관광 가이드들이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는 아마도 1990년에 만들어진 도시 관광 문서에
“사이공 우체국은 프랑스 건축가인 구스타프 에펠이 설계하고 1887-1891년 동안 직접 건축을 하였다”
라는 내용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누가 만든거야 이 책은....
프랑스 식민시절에 L’Hôtel des Postes 라고 불렸던 이 우체국에 대한 문서는 많이 없지만 모든 역사적 자료들이 이는 틀린 내용임을 지시하고 있습니다.
사이공 우체국에 대한 공식문서나 그림은 없지만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코친차이나 (프랑스령 베트남)의 건축가였던 Marie-Alfred Foulhoux가 이 우체국을 설계한 것으로 나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질문은
“도데체 에펠은 베트남에 뭔가를 건축하긴 한거야?”
일 것입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에펠이 1863년 세운 건축회사인 Gustave Eiffel et Cie은 1872년 코친차이나에 지사를 세웁니다.
그리고 이 회사는 1872년부터 1889년 사이에 코친차이나에도 나름 여러 건설을 수행합니다.
여기에는 사이공(Saigon)-미토(Mỹ Tho) 철도에 있는 빈디엔(Bình Điền), 떤안(Tân An), 벤룩(Bến Lức) 철교, 수로를 연결하는 교량들 (Pont des Messageries maritimes, Pont de Cholon/Pont des Malabars, Pont de Ông Núi, Pont de Rạch Lăng, Pont de Bình Tây, Pont de Rạch Gia, Pont de Long Xuyên), 사이공 강 근처에 Halles des Messageries fluviales 건물 등이 있다고 합니다.
이 후 1893년 에펠은 사업에 실패하여 이 회사는 소유주가 바뀌고 사명도 Société de Constructions de Levallois-Perret (SCLP)로 바뀌게 되었다고 합니다.
네네, 결론은 이거죠.
에펠은 분명히 그의 회사를 통해 베트남 내에서 이런저런 건축을 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100% 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서도요).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관광명소들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그렇습니다.
세월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서 호치민 성당 앞에서 우체국을 바라보면서
“아아, 그러니까 저 건물은 에펠이 지은 것이 아니라고”
라면서 잘난체를 하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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