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얼마 전이었죠.
"아아 이 번에 베트남에 갔더니 하얀 꽃 하나를 봤는데 넘 이쁘더라구"
"글쿤"
"그게 한 이만했는데 이름이 뭘까나?"
"내가 어찌 알겠냐?"
"짜식 베트남에서 몇 년이나 살아놓고는"
뭐 이런 식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울 나라 사람이지만 우리나라의 모든 꽃과 나무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베트남에 살았다고 다 아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랍니다.
그리고 설사 베트남 말로 꽃 이름을 안다고 해도 이게 영어나 한국어에 없을 수도 있죠.
흠...
이런 연유로 (응?) 베트남 특히나 제가 살던 호치민쪽에서 자주 보이는 녀석들을 정리해봤습니다.
한글/베트남어/영어 뭐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여봤습니다.
의외로 우리나라 이름은 영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네요.
혹시나 빠진 우리나라 이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네네 부탁합니다.
참고로 베트남에서는 꽃 이름 앞에는 화(Hoa)라는 말이 붙고, 나무 이름 앞에는 까이(Cây)라는 말이 일반적으로 붙습니다.
푸루메리리아 (화수 Hoa Sứ)
(Frangipani(이), Plumeria(영))
이 녀석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꽃으로 베트남 남부에서 중부지역에서 볼 수 있는 녀석입니다.
하얀 꽃잎에 가운데가 노란색인 이 꽃나무는 달콤/새콤한 은은한 향기가 나고 나무의 모양도 좋아서 관상수로 많이 사용됩니다.
덕분에 리죠트나 공원등에 가면 많이 만날 수 있죠.
이탈리아에서 불리는 이름은 프란지파니(Frangipani)인데 이 꽃의 향기가 좋아서 하인들에게 향수를 만들라고 시킨 공작부인의 성을 따랐다고 합니다.
베트남 이름인 화수(hoa sứ)의 뜻은 '도자기 꽃'이라는 뜻으로 아마도 하얀색인 까닭에 이렇게 명명된 것 같습니다.
이 꽃은 하얀색 이외에도 분홍과 자주빛을 내는 녀석들도 있습니다.
나중에 꽃나무를 기를 수 있는 곳에 산다면 이 녀석을 꼭 기르고 싶답니다.
부겐빌레아 (화 지아이 Hoa giấy)
Bougainvillea
요사이 개인적으로 기르고 있는 녀석입니다. (포스팅)
베트남에서는 남부, 중부, 중부고원 지방에 걸쳐서 분포하는 녀석이죠.
왠지 녀석을 보고 있으면 열대 지방의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요.
예전에 그리스 여행을 갔을 때에도 녀석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 집에서는 애지중지 기르고 있지만 녀석은 더운 지방에서는 아주 잘 자라는 꽃나무로 정원, 카페, 식당 등을 장식하고 있는 녀석입니다.
베트남 말로는 화 지아이(hoa giấy)라고 하는데 '종이 꽃' 이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녀석의 꽃잎 모양을 보고 이런 이름을 붙였을 것 같습니다.
란타나 (우싹 Ngũ sắc)
Lantana:
이 꽃은 주로 해안가 특히 남부와 중부 해안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나무라기보다는 관목느낌의 식물입니다.
꽃은 여러개의 작은 녀석들이 모여있는데, 붉은색, 노란색, 보라색, 오렌지색, 분홍색 등등을 띕니다.
베트남 이름인 우삭(ngũ sắc)의 뜻은 오색 그러니까 다섯가지 색이라는 말입니다. 녀석의 다양한 색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
잎을 살짝 비벼보면 좋은 향이 난다고 하던데 저는 해보지 못했습니다. 흠.
히비스커스 (찌람붓 Chi râm bụt)
Hibiscus:
히비스커스도 베트남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주로 베트남 남부에서 많이 보이죠.
위에 사진처럼 노란 녀석들도 있지만 히비스커스의 색은 다양하고 크기도 여러 종류입니다.
남부 휴양지 등에 가면 여려색의 히비스커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녀석은 향기가 없습니다. 가끔 선전이나 티비에서 녀석의 향기를 맡는 장면이 나오는데... 네네 연출이죠.
인도사군자 (수꽌뚜 Sử quân tử)
Rangoon Creeper / Chinese honeysuckle
베트남 해안과 중부지방에서 주로 만날 수 있는 이 녀석은 향기가 좋은 꽃입니다.
뭐랄까 꽃 모양은 왠지 정신이 없지만 이 나무 근처를 지나면 풍기는 좋은 향기 그러니까 달콤한 꽃향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줄기나무로 담장이나 리죠트 입구 등등을 감고 올라가서 꽃이 핍니다.
나중에 마당이 있는 집을 구입하면 능소화와 함께 담장너머로 기르고 싶은 녀석입니다.
근데 울 나라에도 자라려나....
찌봉봉 (Chi bòng bòng)
Crown Flower (학명: Calotropis gigantea)
도무지 한글 이름을 찾을 수 없는 약간 특이하게 생긴 이 녀석은 베트남 남부와 중부 해안가와 섬에서 만날 수 있는 녀석입니다.
약간 특이한 생김새의 보라색의 별모양 꽃을 피우는 녀석으로 바닷가를 거닐면 종종 보입니다.
모래 해변에서도 잘 자라는 것으로 보아 생명력이 강해보입니다.
실제로 보면 꽃이라기 보다 뭐랄까 고무나 플라스틱 같은 느낌도 듭니다.
노란 미모사 (까이 케오 박 Cây Keo Bạc)
아마도 중부 고원지방인 달랏을 여행하신 분들은 카페나 공원에서 보셨을 이 꽃나무는 햇볓아래에서 보면 잎사귀가 은색-회색으로 보이죠.
그리고 노란 꽃들을 피우는 꽃나무입니다.
고원지대의 특산물인 이 꽃나무의 베트남 이름은 까이 께오 박 (Cây Keo Bạc)인데 은색의 나무 뭐 이 비슷한 뜻입니다.
수련 (화숭 Hoa Súng)
Water Lily
베트남 남부 특히나 메콩강 유역과 해안가 지방에 호수와 연못들에서 수련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가 살던 사이공의 공원에 있는 연못들에도 수련은 쉽게 만날 수 있는 녀석들이죠.
수련의 줄기는 식재료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분맘(bún mắm, 베트남 국수)을 먹을 때 같이 넣어서 먹습니다.
수련 줄기를 수확하는 처녀
분맘. 왼쪽에 보라색을 띄는 것이 수련 줄기입니다.
일일초 (유아 깐 Dừa cạn)
Madagascar Periwinkle
얼마 전에 농협에 갔다가 이 녀석들을 만났었습니다.
베트남 전역 해변 지역에서 많이 만날 수 있는 꽃입니다. 뭐랄까 기른다는 느낌보다는 자연상태로 있는 녀석들이죠.
해변의 모래사장, 바위틈, 특히나 리죠트를 짓다가 버려둔 땅에 덥고, 소금기에 바람이 부는 곳에서도 잘 자랍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마다가스카르가 원산이라던에 어쩌다가 베트남에도 왔을까요.
뭐 울 나라도 왔으니....
까이 통 티엔 (Cây Thông Thiên)
Yellow Oleande (학명: Thevetia peruviana)
베트남 해안과 중부 고원지대에 많이 있는 이 꽃나무는 (아아- 한국 이름을 모르겠어여) 종 모양의 노란 꽃이 달립니다.
나무는 그리 크지 않고 꽃이 아름다워서 정원이나 길가를 장식하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꽃은 사람이나 동물에게 독성이 있다고 하네요. 네네, 드시지 마세요 -_-;;;;
까이 몽 보 띰 (cây móng bò tím)
Orchid Tree/Purple bauhinia
중부 고원지방과 해변지방에서 자라는 이 나무는 꽃 모양이 난초와 닮았다고 해서 영어로는 난초나무라고 한답니다.
달랏에 가시면 이 나무를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콩과 식물이라서 잘 자라고 아름다운 관계로 해변가 리죠트에 가시면 종종 심겨져 있습니다.
황금카시아 (화 황 옌 hoa hoàng yến)
Golden Shower/Cassia fistula
3월에서 6월까지 주로 해안가에서 피는 이 꽃나무는 뭐랄까 엄청나게 화려한 노란색을 보여줍니다.
꽃이 지고 나면 녹색 잎사귀만 남는데 정말 꽃이 핀 것과 피지 않은 것이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꽃이 아름다워서 가로수로도 사용됩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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