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이삿짐들을 다 보내고 나서 휑-한 방을 바라다보다가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려고 맥에어를 켰다.
글을 끄적거리고, 웹서핑을 하고 있는데 뭔가 이상하다.
확인을 해보니 멀쩡히 전원에 연결이 되어있음에도불구하고 전원공급이 되지 않는다.
다른 어댑터로 연결을 해보고 다른 전원에 연결을 해봐도 마찬가지였다.
짐을 보내고 왠지 감성적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우울하게 노트북 뚜껑을 덮고 맥주를 마셨다 (네네, 음주는 핑계가 필요하져)
오늘 아침에 회사에 와서 다시 연결을 해봤지만 역시나 조금 전원이 공급되는 것 같더니 바로 중단된다.
결국
“봄아 이거 봐봐봐”
“뭔데여?”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전원이 연결되지 않는다고”
“글쿤여”
“그니까 컴퓨터 고치는데 가서 이게 전원부의 연결단자 문제인지 배터리 자체의 문제인지 확인하고 고쳐와줄래?”
“넹. 글면 점심시간에 다녀올께염”
하고는 봄양은 ‘아아, 이 인간 노트북들은 왜 이리 돌아가면서 속을 썩이는 거지’ 하는 얼굴로 내 맥에어를 들고 방을 나갔다.
그리고 점심 시간에 뭐랄까 공식적인 점심을 먹고있는데 문자가 하나 온다.
‘짜잔, 미스터킴 컴터는 아무런 이상이 없답니다. 문제는 아답터였던 것이져’
말이 안된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맥용 아답터가 3개나 있고, 이 세개가 모두 동시에 고장날 확률을 아마도 극히 낮지 아니한가.
‘글세다. 그게 확실해? 전원부는 이상없고?’
‘네네네. 새 아답터를 사용하면 문제없답니다. 글고 6개월 보증서도 준대여’
라고 해서, 도무지 상식적이지는 않지만 그리고 이제 두 주면 한국으로 돌아가기에 6개월 보증서도 의미도 없지만,
더 이상 확신에 가득찬 봄양에게 설명하기도 힘들고 해서
‘아아, 부탁해’
라고 문자를 날렸다.
사무실로 돌아와서 조금 있으니 봄양이 돌아와서
‘자자, 여기 새 아답터에여’
하면서 100만동짜리 새 아답터와 컴퓨터를 돌려준다.
문제는,
도데체 아직도 이유는 모르겠으나 새 아답터를 연결하니 멀쩡하게 녀석이 작동을 하는 것이다.
혹시나 해서 이전 아답터를 연결해봤는데 작동을 하지 않고 말이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회사에 하나, 집에 2개 있는 기존의 아답터들이 동시에 고장이 났다는 얘기가 되는데....
이게 가능한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마치,
맥에어 녀석이 내게
“아아, 맥에게는 애플스러운 논리라는 것이 있지. 당신은 이해하기 힘든 것이고”
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역시나 맥의 세계는 오묘하다....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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