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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사이공데일리

오늘도 봄양은 씩씩하다




지난 달이었다.

집에 있는 맥북 화이트가 켜지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작년에 하드와 램을 업그레이드 한 녀석이 켜지지도 않고 어떠한 동작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결국 회사엘 가지고 와서 봄양을 불렀다.


"봄아, 이거 봐봐봐"

"뭔데염?"

"이게 그니까 1년전에 한을 통해 업그레이드 한 녀석인데 작동을 안한다구"

"글쿤여"

"그니까 아직 보증기간이 있으니 수리한 회사에 연락 좀 해줘. 부탁"

"넹"


하고 봄양은 맥북 화이트를 들고 갔고, 나는 이런저런 일들도 바빴다.


그리고 4월초가 되었다.


"봄아"

"넹"

"그니까. 내가 갠적으로 부탁한 흰둥이는 어찌되고 있어?"

"아아, 그거여.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린대여"

"아무리 그래도 몇 주가 지났으니 한 번 확인해봐봐"

"넹"


봄양은 전화를 몇 통 걸더니


"그게여. 말이져. 하드가 문제가 있다네여"

"그렇지? 역시나. 글면 보증기간이니까 바꿔달라고해"

"넹. 근데여... 말이져.... 이 검사를 수행한 회사는 지난 번 그 회사가 아니구여.... 암튼 검사비 10만동 주세여"

"아아. 여기"


도데체 왜 내가 시킨대로 지난 번 회사에 안맡겼는지는 모르지만 봄양은 10만동을 받아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다시 몇 주가 지난 어제 궁금해서 봄양에게 물어봤다.


"봄아, 내 흰둥이는 지금 뭐하고 있어?"

"아아, 그니까여 원래 수리한 곳에 있지여"

"아니 하드 하나 교체하는데 이렇게 오래 걸린대?"

"제가 한 번 전화해 봅지여"


하고는 전해들은 바로는... 아직, 검토중이다. 뭔가 부품이 없다. 암튼 시간을 더 달라. 어떻게든 이번 주까지는 해보도록 하겠다.

잘 하면 내일 될 수도 있다. 뭐 이 정도.... 그리고


"아아, 미스터 킴. 그니까여 하드에 있었던 정보는 살리려면 추가 비용이 든다고 하네요"

"아니야. 더 이상 시간 들이지 말라고 해줘. 싹 다 지우라고해"

"넹"


오늘 아침에 나와보니 봄양은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

도무지 일을 시킨 것이 없는데 뭐를 저리 씩씩하게 하고 있을까나.

공연히 개인적으로 부탁한 것도 미안하고 해서 흰둥이 맥북의 진행상황도 물어보지 못하고 자리에 앉았다.


아아- 

아침부터 나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문득 흰둥이 맥북도 생각이 나고,

지금은 카나다에 있는 전산과 출신 미스 한이 그리워졌다.


내 맥북 화이트는 언제나 돌아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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